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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주 40시간→37.5시간 근무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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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02. 05. 15:49

급여 변동 없이 근로시간 단축
기업인들 "경쟁력 저하 우려"
SPAIN-POLITICS-GOVERNMENT-PARTIES
지난 1월 28일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스페인 마드리드 라몬클로아 궁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스페인 정부가 현행 40시간인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최대 37.5시간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급여 변동 없이 근로시간이 줄어들어 경영계의 반발도 거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내각은 4일(현지시간) 주례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행정 명령을 승인했다. 노동부 장관이자 좌파 연합 수마르(Sumar) 대표인 욜란다 디아스가 근로시간 단축을 주도했다.

디아스 장관은 "이번 조치는 더 나은 삶을 위한 것이며, 근로시간을 줄이면서 경제적으로 더욱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실제 시행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의회의 승인을 거쳐야 햐는 데다 경영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중도좌파 정부를 이끄는 산체스 총리는 확실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로, 여러 소수 정당과 협력을 통해 법안을 통과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카탈루냐 분리독립을 지지하는 중도우파 성향의 정당인 훈츠(Junts)는 해당 법안에 대한 반대 의사를 이미 밝힌 바 있다. 또한 스페인 기업인연합회(CEOE)는 이번 조치가 기업들의 비용을 증가시켜 경쟁력을 저하시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디아스 장관은 노동계 및 경영계와 수개월 동안 협상을 진행했다. CEOE 측은 근로시간 단축이 법으로 강제되어서는 안 되며, 각 기업이 단체 협상을 통해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따라 협상은 지난해 11월 결렬됐었다.

안토니오 가라멘디 CEOE 회장은 "기업들은 대화를 원하지만, 일방적인 결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카를로스 쿠에르포 경제부 장관도 디아스 장관과 의견 차이를 보였다. 그는 중소기업들이 적응할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근로시간 단축을 1년 연기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디아스 장관은 "기업 편을 드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스페인 중앙은행 역시 노동비용 증가가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일자리 창출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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