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PLCC시장 확장… 현대카드 우위체제 ‘비상’
조창현 전무 대표이사로 선임… PLCC 파트너사 경쟁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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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소나 매니지먼트란 기업과 상품이 갖고 있는 페르소나(고유한 성격)를 마케팅이나 상품 개발을 비롯한 경영 전략에 투영하는 방식으로, 정 부회장이 브랜딩을 재정의한 개념이다.
20일 카드 업계에 따르면 최근 스타벅스는 삼성카드와, 배달의민족은 신한카드와 PLCC 파트너 계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벅스와 배달의민족 둘다 현대카드와 PLCC 파트너사였다. 전통적 PLCC 강자인 현대카드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정 부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스타벅스는 그의 PLCC 전략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파트너사이고, 2020년 출시 당시 3주 만에 5만장 이상이 발급되는 등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정 부회장은 페르소나 매니지먼트의 일환으로 카드 플레이트 디자인과 PLCC 확장에 노력했다. 그는 "좋은 디자인은 페르소나를 투영한다"고 줄곧 강조한 만큼 브랜드 마케팅에 본인의 철학을 반영해 왔다. 대표적으로 카드 플레이트에 고객의 개성을 담는 전략으로 고객 수 확보와 브랜드 이미지 메이킹 전략에 힘줬다. 무신사와의 제휴를 통해 만든 '무신사 카드'에는 택배상자와 신발상자를 형상화했고, '대한항공 카드'에서는 대한항공 여객기와 수화물 태그 등을 그려 넣어 카드 고객이 니즈를 충족시키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 2년간 100만명이 넘는 고객을 확보했다.
하지만 최근 몇년 사이 PLCC시장에서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경쟁사들도 적극적으로 PLCC 카드를 선보이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쿠팡과 제휴를 맺고 PLCC카드를 운영하고 있고, 하나카드도 당근, 새마을금고, 토스뱅크와 PLCC카드를 출시했다. 이처럼 카드 업계가 PLCC에 집중 공략하는 건 지속적인 업계 불황에 대한 타개책으로 새로운 먹거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정 부회장은 PLCC 시장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조창현 카드'를 꺼내 들었다. 조 전무는 업계에서 PLCC와 GPCC(범용신용카드)에서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원추천위원회는 "조 후보자가 PLCC본부장 재임 당시 파트너사를 늘리는 데만 그치지 않고, 기존 파트너사와의 관계를 강화하면서 상품·서비스 경쟁력을 높여 PLCC 전반을 체계적으로 관리했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이는 PLCC 경쟁에서 이전보다 밀리고 있는 정 부회장이 자신의 경영 철학을 이어가기 위해 조 전무를 발탁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신용카드는 단순 지불 수단이 아닌, 그 자체로 고객의 개성과 시대 변화를 투영하는 매개체"라며 "가치를 드러내는 방법이 디자인이라고 판단하고 이를 통해 신용카드의 본질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