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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한파… 그래도 고향은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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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준 기자

승인 : 2009. 02. 02.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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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설 명절 귀성길은 고행길로 불릴 정도로 몸은 힘들지만, 오랜만에 고향에 계신 부모님과 형제 자매들을 볼 수 있는 것은 가장 큰 즐거움이다.

특히, 올 설 연휴의 고향길은 폭설로 인해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멀어진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그렇지만 어렵사리 고향에 도착하면 험난한 여정도 부모님을 보는 순간 피곤은 단번에 사라진다.

올 설 연휴는 무려 2500여명의 달하는 민족 대이동이 이뤄졌다. 전국 도로 대부분이 북새통을 이뤘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면 고향으로 다녀온 직장인들과 함께 명절의 희노애락을 들어봤다.

인터뷰에는 국내 최대 IT서비스 업체 LG CNS에서 근무하고 있는 신미영 기술연구부문 융합기술그룹 부책임연구원(나이·여),김두영 사업이행본부 대법원팀 대리(나이·여), 전병미 기술연구부문 기술개발그룹 전병미 부책임연구원(나이·여) 등이 참여해 도움을 줬다.

◆험난한 고향길=올 설은 폭설로 인해 서울에서 부산까지 20시간 가까이 거리는 강행군이었다.

이 때문에 체증을 위해 먼저 내려가거나 약간 늦춰 내려가는 전략을 폈지만 고향길은 여전히 험난했다.

신미영씨는 “설 기간 동안 무척 춥고, 눈도 많이 내린다길래 연휴 전에 휴가를 내서 금요일 오전에 시댁으로 내려갔어요”라고 말했다.

신씨는 “남들 보다 한 발 먼저 출발해서 그런지 시댁가는 길이 생각보다 막히지 않고 편안했었어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김두영씨는 지난해 설 연휴 때 고향을 가지 못했기에 올 해는 2년 만에 설 연휴 고향방문을 했다.

김 씨는 “작년 설 연휴 때는 우리 사랑하는 연주가 태어나서 고향에 내려갈 수 없었어요”라며 “2년 만에 설맞이 고향방문을 하니 너무 좋았어요”라고 자랑했다.

김 씨는 “눈 때문에 고향길이 굼뜨게 됐지만, 하얀 눈이 펑펑 내리는 것을 보니 아기의 첫돌을 축하한다는 느낌이 들었죠”라고 말했다. 결국 이번 설은 ‘김 씨의 첫돌을 기념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고생한 것 아니냐’고 묻자 “그건 아니다”라며 손사례를 쳤다.

전병미씨 역시 경기도와 충청도에 내린 폭설로 시댁가는 길이 아주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전략을 잘 짜서 위기를 무사히 넘겼다고 한다.

전씨는 24일 오후 2시40분에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시댁인 고흥으로 출발했지만, 교통체증 때문에 다시 집으로 돌아와 다음날 다시 출발했단다.

전씨는 “우리 전략이 적중한 것인지 25일 아침 서해안고속도로는 제설작업도 돼 있었고 길도 막히지 않아 8시간 만에 시댁에 도착했어요”라고 말했다.

◆ 음식장만, 아내눈치 등…명절은 괴로워=어렵사리 고향에 도착했지만, 이제부터 여자들은 본격적인 명절준비에 나섰다.

남자들은 장시간 시댁에 도착하자마자 부엌으로 향하는 부인과 연로하신 부모님을 보면서 장기간 운전했다는 피로는 온데 간데없이 사라진다고 한다.

김씨는 “아무리 시부모님이 며느리를 딸처럼 잘 해 주신다고 해도 부모님과 아내 사이에서 적절한 수위로 멋진 남편과 효자노릇의 역할을 모두 해내야 하는데 너무 힘드네요”라고 말했다.

명절 때 일수록 처갓집의 귀한 딸인 부모님 사이에서 중심을 잡기가 매우 힘들다는 것이다.

그래서 김씨는 명절만 되면 집안 물건들을 수리하고, 청소기로 치우는 게 연중 행사라고 전했다.

신씨와 전씨는 며느리로서 시댁에 오는 시기가 1년에 3~4차례 정도 밖에 불과하다보니 명절 후유증을 걱정하기는커녕 시부모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들이 반갑기만 하단다.

종가집 막내 며느리인 신씨는 “신랑이 5형제 막내다 보니 일 때문에 힘든 것은 없어요”라면서도 식사준비와 설거지 등은 자신의 차지다.

신 씨는 “종가집이라서 그런지 손님들이 많아 손님접대가 조금 바쁘고 식사 준비나 설거지 등이 조금 많네요”라고 했다. 하지만 올 해는 둘째아이 덕에 집안일을 많이 면했다고.

신 씨는 “낯을 너무도 가리는 둘째를 안고 있어야 해서 설거지 등 집안일 면했어요”라며 “역시 둘째가 효녀(?)에요”(웃음)라고 말했다.

전 씨는 시댁이 워낙 멀다보니 집안일에 대한 부담은 오히려 쉽다(?)고 전했다.

전 씨는 “시댁에서 특별히 어려운 일을 하는 것은 없는데 가는 길이 너무 멀다는 게 힘들 뿐”이라고 말했다.

◆ 오랫만의 만남…소중한 가족 사랑=명절 준비가 다 끝나면 나중에 오는 집안 어른들을 맞이해야 하고, 명절당일 차례도 준비해야 한다.

이들은 고향이 시골이다 보니 대부분의 친척들이 전날 당도한다. 1년에 고향 가는 길이 3~4차례 정도에 불과해, 친인척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을 때는 1년에 추석과 설 정도다.

그 만큼 명절은 가족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귀중한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명절에 가장에 가장 소중한 것을 알게되며 그것이 가족이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전 씨는 “수 십 시간이 걸리는 어렵고 힘든 여정이지만 부모님을 뵙고 인사드릴 수 있다는 점과 손자 손녀를 부모님의 품에 잠시라도 안을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 너무나도 소중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또 오랜만에 만난 형제들과 술 한 잔 기울이며 이야기하고 안부도 전하는 것 또한 귀중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신 씨도 “시댁이 지방이다 보니 자주 찾아뵙지 못해 항상 죄송하다는 생각하고 있어요”라며 “명절 연휴기간 동안만이라도 시댁에 내려가 며느리 노릇(?)을 하고 싶죠”라며 시부모님께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김 씨는 “평소에 적적하신 부모님들께서 손녀딸을 품에 안고, 행복하고 환한 미소를 지으실 때 가슴 짠~하기도 하면서 옆에서 보살펴드리지 못한 점이 너무 죄송스러웠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명절때마다 주주 찾아뵙지는 못해도 전화라도 더 자주 드려야겠다고 생각하지만, 마음대로 안된다고 푸념했다.

◆명절 아쉬움?…글쎄=고향 가는 준비를 하거나, 도착해 명절을 보내는 기간에는 그저 행복하기만 하다. 하지만, 귀경길에 오르거나, 집에 도착하면 부부들은 대부분 일정시간 냉랭기를 갖는 경우가 종종있다.

남편이나 부인은 상대방이 자신을 이해해주지 못한다고 불평을 한다. 하자만, 서로 한 발씩 물러나면 섭섭한 마음보다 명절의 행복보따리가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신 씨는 “딱히 남편이 명절기간 동안 이해해주지 않는 것은 없어요”면서도 수동적인 남편 때문에 가끔 화가 난다고.

신 씨는 “아이를 보거나 이것저것 남자 손이 필요할 때 알아서 하는게 아니라 꼭 말을 해야만 움직이는 것(?)이 좀 걸린다”고 말했다.

김 씨는 부인 자랑에 여념이 없다. 김씨는 “애보랴, 음식준비하랴, 손님 치르랴 정말 눈코뜰새 없이 바뻐 힘든 표정이 역력했지만 남편과 시부모님 앞에서는 웃는 얼굴을 지어 보여요”라고 설명했다.

김 씨는 “옆에서 거드는 남편에게 연로하신 부모님의 마음까지 역지사지로 생각하는 100점짜리 아내의 모습이에요”라며 자랑했다.

전 씨는 고향길이 험난해 남편이 마음에 걸린단다.

전 씨는 “시댁에서 일하는 것은 그다지 힘들지 않은데 매일 바쁘게 일하는 남편은 쉬지도 못한다”며 “남편이 고향길 마저 너무 힘들게 갔다 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애정을 과시했다.

◆경기불황에 새해계획 어려움…절약이 최고=직장인들은 설 명절을 무사히 지냈지만, 올해 경기침체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데는 걱정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 때문에 그동안의 인생설계를 빡빡하게 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신 씨는 "경제가 너무 어수선하고 작년보다 올 해가 더어려울거라는 전망이 있어 좀더 절약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며 "그래서 연초에 이율이 높은 은행을 찾아 온가족 모두 새롭게 적금을 들었다"고 말했다.

즉 경기침체기에는 현금이 현물보다 가치상승이 낮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 분양받은 아파트를 입주할 예정이었던 김씨는 경제한파로 공사가 중단돼, 대출변제를 최대의 목표로 삼았다.

김 씨는 "분양받은 아파트가 내년 입주예정이었으나, 경제한파로 공사가 중단되어, 대출이자 등을 비롯하여 부담이 많이 늘어나게 됐다"며 "올해에도 초긴축재정으로 가계지출을 최대한 줄이고 힘들지만, 맞벌이는 계속 해나가면서 대출을 최대한 갚아나가는 것으로 목표를 수정했다"고 말했다.

전 씨는 생활이 바쁘다보니 별다른 계획도 못 세우고 있다고 푸념했다.

전 씨는 "생황이 너무 바빠서 올해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1남1녀가 있는데 하루하루 살기가 바쁘다"고 말했다.
박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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