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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준 기자/산업1부 |
대부분은 수 십 년간 회사를 위해 일해 온 고위 임원을 대상으로 한 승진 인사를 발표한 지 한 두 달만에 다시 인사조치한 정 회장의 인사방침에 대해 ‘무원칙 가부장적’이라고 지적한다.
지난 연말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지 두달여만에 고문으로 물러난 최재국 부회장이나 승진 한 달 만에 계열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광선 사장 등 올 초 단행된 임원인사를 두고 하는 이야기다.
국내 두세 손가락 안에 드는 그룹의 수장인 정 회장이 이런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뭘까? 여기에 대해서는 제왕권적 권위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비난에서부터 경기침체기 조직의 분위를 쇄신하기 위한 것이라는 등 다양한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우선 정 회장은 국내는 물론 해외 임직원들의 행동에 대해 철저하게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달 중동과 유럽 일부 법인장들이 정 회장의 유럽 출장 기간 중 문책을 받은 것도 암행기능이 부여된 글로벌전략2팀이 현지 대리점의 악성재고 등을 파악해 보고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 부회장이나 이 사장 등 최근 임원들의 인사에 어떤 비리가 관련됐다는 소문은 어느곳에서도 들을 수 없다.
결국 아무리 고위직이더라도 정 회장의 원칙과 조금이라도 틀리면 오래 머물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현대·기아자동차를 정 회장의 장남이자 후계자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 체제로 전환시키기 위한 방안이라는 소리도 들린다. 후계구도 구축을 위해 정 사장을 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시켜 경영수업을 받게 하려는 정 회장의 배려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또 깜짝 인사를 통해 조직에 팽팽한 긴장감을 불어넣어 불경기를 돌파하기 위한 분위기를 구축하기 위해서라는 추측도 있다.
이유야 어쨌든 정 회장의 묻지마식 인사는 아직도 현대·기아차를 자기 개인의 회사를 내 마음대로 한다 라는 인식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 혼자 연간 수백만대에 이르는 자동차를 생산하지도 못하고, 혼자 전 세계를 돌며 판매를 하지도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사를 통해 분위기를 다잡고, 새롭게 출발하려는 정 회장의 심정은 어느정도 이해가 간다.
하지만, 수시로 사람을 바꾸면 거기에 나타나는 부작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가장 먼저 걱정되는 것은 수시로 자리를 옮기면서 경영의 영속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부분이다
영속성이 없는 기업은 그야말로 미래가 없는 기업이라는 의미다. 게다가 자신의 말을 잘 듣는 인사들만 고위직에 앉힌다면 각종 모함과 배신 등이 난무할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정 회장은 작고한 정주영 전 명예회장 당시 동생인 고 정몽헌 회장과 왜 왕자의 난 이 발생했고, 그 결과 현대그룹이 개별기업으로 남아있는 연유를 다시 한번 생각해볼 시점인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