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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아저씨도 대중문화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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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욱 기자

승인 : 2010. 03. 12.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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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자격, 1박2일, 송강호 인기
[아시아투데이=정재욱 기자]그동안 아이돌에 치여 변방에 머물렀던 30~40대 아저씨가 대중문화의 중심에 들어서고 있다.

TV 예능 프로그램에선 중년에 접어든 남성들이 단체로 미션을 수행하는 프로그램(KBS2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이 인기고, 영화에선 평균 아저씨 안성기(영화 '페어러브') 송강호(영화 '의형제')의 파워가 여전하며 비슷한 이미지의 또다른 중년 스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표적인 걸그룹 '소녀시대'도 오빠를 뜻하는 'Oh' 라는 제목의 신곡으로 아저씨 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년 남성팬을 공략한 프로그램과 중년 배우들이 인기를 얻는 것은 이들이 10~20대 못지않게 대중문화에서 힘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고 분석한다. 그런 이유로 이들의 공감을 얻거나 판타지를 자극하는 것이 대중문화 생산자의 중요한 전략이 됐다는 설명이다.

KBS2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아저씨 예능 접수하다
중장년 남성들이 전면에 나선 프로그램으로는 KBS2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이 대표적이다. 이 프로는 '죽기 전에 해야할 101가지'라는 부제처럼 출연자들이 매회 또는 장기적으로 특정한 미션을 수행하고 있다.

이경규 김태원 김국진 이윤석 등 평균 연령이 40.4세인 7명의 남자 출연진이 비행기 조종이나 패러글라이딩에 도전하는가 하면 정식 하프마라톤에 참가하거나 지리산 등정에 나서는 식이다.

출연자들이 여성 아이돌그룹 공연장에 가 환호한 7일 방송은 시청률 21.7%(AGB닐슨미디어리서치)를 기록하며, 아이돌 스타가 출연하는 경쟁 프로그램 SBS '일요일이 좋다-패밀리가 떴다2'(10.1%)를 압도했다. '패밀리가 떴다2'에는 윤아(소녀시대) 택연(2PM) 조권(2PM)이 활약 중이다.

MBC '일요일 일요일밤에'의 '우리 아버지' 코너도 비슷한 예. 시청률 면에서 아직 성공적이진 못하지만 신동엽 김구라가 매회 평범한 아버지들을 찾아가 응원하는 프로그램이다.

KBS2 '해피선데이-1박2일'도 중장년층 남성들까지 시청자로 껴안으면서 '국민 예능'으로 거듭나고 있다. 강호동의 선굵은 진행과 국내 유명 관광지를 몸으로 체험하는 방식이 30~40대 남성 시청자의 호응을 끌어내고 있다는 평가다. 같은 방송사의 '천하무적 토요일' 은 야구라는 소재로 중년 남성들을 안방에 끌어 모았다.

배우 송강호
◇영화도 가요도 '삼촌'이 있다
영화는 중년 아저씨들의 파워가 전통적으로 강했던 분야다. 송강호는 영화 '의형제'에서 대한민국 평균적인 남성을 대표하며 건재함을 과시했고, 안성기도 영화 '페어러브'에서 30세 연하의 배우 이하나와의 로맨틱한 사랑을 보여줬다.

또 제2, 제3의 송강호도 나타나고 있다. 김윤석이 2008년 '추격자'에 이어 지난해 '거북이 달린다' '전우치'를 통해 흥행 배우로 올라섰고, 조연급으로 활약하던 류승룡(베스트셀러) 윤제문(이웃집 남자) 등도 최근 주연으로 늦깎이 데뷔하며 국민 배우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가요계에선 여성 아이돌그룹의 시장이 아저씨들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기존 10~20대 위주에서 30대 이상으로 팬을 확대하며 수명을 늘리는 셈이다. 소녀시대가 신곡 'Oh'의 애초 제목을 '오빠'라고 하며 공격적으로 아저씨들의 팬심을 붙잡으려 하는 식이다.

대중문화 평론가 강태규 씨는 "소녀시대나 카라같은 걸그룹들이 처음부터 30~40대 남성을 겨냥하지는 않았어도 이들의 인기가 아저씨들에게도 자연스럽게 확대됐다"며 "기획사들도 이제 일종의 승기를 잡은 이상 충분히 겨냥할 만한 시장이라고 판단해 공략할 전략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KBS2 '천하무적 야구단'
◇아저씨도 즐기자: 공감 또는 대리 만족
전문가들은 30~40대 남성이 공감할 만한 프로그램이 나타나며 소외됐던 아저씨 들이 대중문화로 돌아오고 있다고 분석한다.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신원호 PD는 "최근 아이돌 스타들 위주의 프로그램이 유행하며 중장년 남성은 즐길만한 프로그램이 별로 없었다"며 "요새 그들도 공감하며 맞장구칠 수 있는 프로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SBS 예능국 신정관 CP는 "중장년층 남성들은 치열한 승부 근성을 보이거나 삶의 진지한 자세가 녹아있는 프로그램을 좋아한다"며 "시간대를 구분해서 접근해야 하겠지만 최근에는 기본적으로 10대 팬을 유지하면서도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경기 불황이 지속되고 고용이 불안한 상황에서 중년 남성들이 작은 성취감을 얻거나 여가를 즐기고 싶은 욕구가 반영됐다는 시각도 있다.

문화평론가 최영균 씨는 "사는 게 팍팍할수록 무엇인가 이루려는 욕구와 주어진 시간을 즐겁게 보내고 싶다는 욕망이 강해진다"며 "최근 인기 예능 프로그램은 이런 현상을 발빠르게 반영하거나 아니면 기존 프로그램이 이제서야 환영을 받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송강호 같은 중년 배우가 영화계 톱스타로 꾸준히 인기를 유지하고 비슷한 이미지의 배우들이 환영받는 것도 대중들이 자신과 비슷한 남자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대리 만족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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