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택시에 놓고 내린 물건 찾으려면 돈 내야 된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516219

글자크기

닫기

유선준 기자

승인 : 2011. 08. 18. 06:45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택시기사 유실물 찾아주는 대가로 금전요구 사례 빈번…시민 불만 가중

금전요구하면 불법... 점유이탈물횡령죄 가능



 

[아시아투데이=유선준 기자] 지난 4월 택시에 핸드폰을 놓고 내린 정 모(33·의료업·서울 대치동)씨는 자신의 핸드폰에 전화를 걸었다가 택시기사로부터 황당한 답변을 들었다. 택시기사가 정씨에게 “핸드폰을 돌려주는 대신 운임비로 6만원을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화가 난 정씨는 “돌려줄 필요 없이 분실물 센터에 두고 가면 내가 알아서 찾아 가겠다”고 말했지만 택시기사는 “영업을 해야 된다”며 이마저 거절했고 이후 정씨가 계속 공박하자 아예 전화를 끊어버리고 받지 않았다.

 

18일 시민사랑연대 등 시민단체들에 따르면 이처럼 택시에 놓고 내린 물건을 찾는 과정에서 택시기사가 물건을 돌려주는 대가로 금전을 요구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시민들의 불만이 늘고 있다.


 

택시기사들은 통상적으로 적게는 몇 만원에서 많게는 십여만원까지 요구하는가 하면 일부 택시기사들은 스마트폰 같은 고가의 물건들을 장물업자에게 팔아넘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택시에서 물건을 잃어버렸다고 접수된 총 3만7166건 중 택시기사가 습득 신고를 한 건수는 2559건이며, 이 중 소유자가 물건을 돌려받은 경우는 1282건에 불과하다.


 

지난 6월에는 서울시에서 영업을 한 택시기사 43명이 술에 취해 잠든 승객의 휴대전화를 훔쳐 팔았다가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승객의 물건을 돌려주지 않고 팔아넘기는 행위는 물론 잃어버린 물건을 돌려주는 대가로 승객에게 돈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불법행위”라고 밝혔다.

 

유실물법 1조 1항은 ‘타인이 유실한 물건을 습득한 자는 이를 신속하게 유실자 또는 소유자, 그 밖에 물건회복의 청구권을 가진 자에게 반환하거나 경찰서에 제출해야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택시기사가 승객이 잃어버린 물건을 돌려주는 일은 당연한 것이며 돌려주기 어려운 경우 경찰서에 제출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같은법 4조에는 ‘물건을 반환받는 자는 물건가액의 100분의 5 이상 100분의 20 이하의 범위에서 보상금을 습득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는 내용이 있지만 이 조항은 어디까지나 경찰서에 유실물을 제출했을 때 법적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다.

 

경찰에 유실물을 제출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택시기사가 승객에게 금전을 요구하는 것은 어떤 경우라도 불법으로 간주되며 경우에 따라 형법상 ‘점유이탈물횡령죄’로 처벌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 경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택시업계에서는 승객에게 대가를 바라고 물건을 돌려주는 일이 잘못됐다는 점은 알고 있지만 영업을 못하고 시간을 할애한 기회비용 때문에라도 승객에게 금액을 요구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오영진 택시친절센터 사무처장은 “택시기사들은 승객들의 물건을 찾아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물건을 찾아줄 때 발생하는 운임비는 어쩔 수 없이 요구할 수밖에 없다”며 “그렇지만 물건을 찾아줬다고 승객에게 무리한 대가를 요구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택시기사들이 승객에게 물건을 찾아줘도 승객들의 고마움은 그때뿐”이라며 “기름 값 들어가면서 힘들게 찾아준 택시기사 입장에서는 허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오 사무처장은 “차라리 이 점에 관한 법이 구체적으로 만들어져 승객에게 물건을 찾아주고 받는 금액의 기준이 정해졌으면 좋겠다”라고 덧붙혔다.

 

서울특별시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도 “원칙적으로는 택시도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승객에게 친절을 베풀어야 하며 무분별하게 대가를 바라는 것은 승객들에게 택시에 대한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승객에게 도로 물건을 갖다 줄 때 발생할 수 있는 운임비나 그 시간 내 영업을 못해 발생하는 금전적 피해는 이해가 간다”며 “이에 대한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법조 전문가들은 택시기사들의 이같은 금전요구 행위는 범법행위라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노영희 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은 “택시에 물건을 두고 내린 승객이 소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택시기사가 본인의 물건도 아니면서 승객의 잃어버린 물건을 가지고 수수료를 받는 것은 불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택시기사가 승객의 물건을 찾아줬다는 이유로 현찰을 요구한다면 고소를 해도 된다”며 “택시기사가 법정에서 유죄판결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장동엽 참여연대 사법팀 간사도 “택시도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승객들의 물건을 찾아주는 것도 서비스에 포함된다”며 “돈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고 말했다.

 

 

 

 

 

 

 

 

 

 

 

유선준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