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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복음 기자

승인 : 2013. 05. 23.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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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털기'의 피해자 A양이 자신의 트위터에 호소글을 게재했다. 하지만 곧 A양은 자신의 트위터를 비공개로 바꿨다.                                                                                   /사진=트위터
또 시작됐다. 가수 손호영의 여자친구 Y양이 변사체로 발견되자마자 Y양에 대한 신상은 온라인상과 SNS를 타고 멀리 멀리 퍼졌다. 이미 고인에 대한 예의는 없었다. 예의보다 중요한 건 호기심이었다.

그렇다고 신상 털린 Y양의 정보가 다 진짜였느냐. 그것도 아니었다. 가만히 있던 애꿎은 사람만 건드린 꼴이 됐다. 손호영의 여자친구 Y양이라고 지목된 여대생 A양은 22일, 자신의 트위터에 "저 멀쩡히 살아있어요. 제발 사진 유포 멈춰주세요"라고 호소했다.

비단 이러한 피해자가 A양뿐이었던가. 최근 사건이 종결된 박시후 사건만 해도 '박시후의 그녀'라며 참 여럿 털렸다. 가만히 있던 '그녀들'은 누리꾼들에게 욕만 먹은 채 수많은 소문과 의혹을 남기고 사라졌다.

문제는 이 다음부터다. 이미 손호영의 여자친구로 지목된 A양의 신상은 계속 남는다. 온라인에 남지 않더라도 (불가능하겠지만) 누군가의 머릿속에는 남았다. 경찰보다 더 빠르게 신상을 털고 나선 '엉터리 코난들' 덕분에 A양은 인생이 달라질 수도 있다.

유명인들이야 기자회견을 하거나, 소속사 측에서 입장을 대변할 수 있다. 하지만 호기심으로 시작한 신상털기에 발목잡힌 일반인들은 대체 어디서 울어야 할까. 이번 A양도 짧은 호소글과 함께 침묵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호기심으로 시작한 '신상털기'의 해답이 과연 '시간'뿐일까. 사건이 끝나면 사람들에게 잊혀져 그녀들의 상처도 없어질까? 지나친 호기심의 폐해에도 불구하고 '엉터리 코난' 중 누구도 그녀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한 바 없다.

사람들은 숱한 피해자들을 훔쳐봤고, 구경했고, 추측했다. 그러는 사이 A양, Y양, B양 등은 집 밖에도 못 나갈 정도로 심각한 스트레스를 겪었다. 그래도 '찌라시'는 멈추지 않는다.

범인 잡기에는 스피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정확도가 제일이지 않을까.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송강호가 '향숙이'를 연발한 백광호(박노식 분)를 범인으로 몰아세운 것과 뭐가 다른가. 결국 백광호가 범인이 아니라는 게 밝혀졌지만, 그날 그렇게 송강호를 피해 도망가던 백광호는 어찌 되었나.
윤복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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