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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지리산 종주...성삼재~천왕봉~백무동(33.4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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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진 기자

승인 : 2013. 06. 13.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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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발짝도 대신 걸어줄 수 없는 인생길과 같더라
새벽녘 성삼재에서 헤드랜턴을 키고 노고단으로 오르면 그제서야 동이 터 온다. 산이 겹친 골에 구름이 몰려들고 그 옆으로 서 있는 전나무가 한 폭의 그림 같이 고요하다.
지리산 종주는 인생길과 흡사하다.

보통 구례 성삼재 주차장에서 시작하는 산행은 천왕봉에 올랐다가 산청 중산리나 함양 백무동 계곡으로 내려서기까지 쉽지 않은 길이다.

지리산을 제대로 보기 위해선 3대 종주를 일컫는다. 태극종주(동남능선-주능선-서북능선 90.5㎞), 화대종주(구례 화엄사-산청 대원사 46.3㎞), 왕복종주(성삼재-천왕봉-성삼재 56.2㎞)를 말하지만 요즘은 성삼재에서 천왕봉까지 가는 길을 일반적으로 종주로 친다.

바쁜 사람은 하루 만에 종주를 끝내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1박2일이나 2박3일 일정으로 하기 때문에 배낭에 잔뜩 양식을 짊어지고 걸으면 삶의 무게만큼이나 가는 길을 고통스럽게 한다.


노고단에서 바라본 천왕봉이 일출시간이라 붉게 물들고 있다. 맨 왼쪽 큰 산이 반야봉이고 뒷줄 가장 높은 봉우리가 천왕봉이다.  
특히 산행 내내 단 한 발짝도 누가 대신해줄 수 없는 길이라고 보면 인생길과 너무도 꼭 닮았다.

일반적인 지리산 종주는 자연 속으로 들어간다는 의미에서 최소 1박2일이나 2박3일이 적당하다. 천왕봉 일출을 보기 위해서는 시간을 더 할애해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보통은 서울 용산역에서 밤 10시45분에 출발하는 무궁화호(2만2500원)를 타고 다음날 새벽 3시3분에 구례구역에 도착하는 기차를 많이 이용한다. 역 앞에서 재첩국(6000원)으로 아침을 먹고 택시를 타면 1인당 1만원에 성삼재주차장까지 데려다 준다.

이곳에서 새벽 4시쯤 산행을 시작하면 천왕봉까지 28.1km다.


수량이 풍부한 임걸령 샘물. 이곳에서 목을 축이고 쉬어가면 좋다.
날이 밝지 않아 헤드램프를 착용하고 길을 나서면 노고단대피소까지 1시간이면 된다. 동이 터 오기 시작하면 노고단에서 잠시 일출을 감상하고 임걸령~반야봉~토끼봉~명선봉을 거쳐 연하천대피소까지 6시간 정도 걸린다.

점심을 간단하게 하고 형제봉~벽소령~덕평봉~칠선봉~영신봉~세석대피소까지 5~6시간이 소요된다. 대피소에서 하룻밤을 자고 길을 나서면 촛대봉~연하봉을 거쳐 장터목대피소까지 2시간이 걸리고, 제석봉을 지나면 천왕봉까지 1시간이면 된다.


고사목지대를 가던 등산객이 나무 나이를 가늠해 보고 싶은지 헤아리고 있다.  
잠시 정상에서 사진을 찍고 휴식을 취하고 다시 장터목대피소로 내려와 산청 중산리 방면(3시간)이나 함양 백무동계곡(3시간)으로 내려오면 산행이 끝난다.

첫날 성삼재에서 세석대피소까지 쉬다 걷다하면 13시간 정도 걸리고 이튿날은 세석대피소에서 천왕봉~백무동으로 내려서기까지 7시간 정도 소요된다.


고산지대라 날씨가 추운 탓에 이제사 꽃을 피운 철쭉길을 등산객이 가고 있다.

◇산행준비물
= 지리산 종주는 많은 체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평소에 운동을 좀 해두는 편이 좋다. 하다못해 계단 오르기를 생활화하면 큰 도움이 된다. 배낭은 가볍게 꾸리고 간편식으로 무게를 줄이는 게 요령이다. 등산화는 바닥이 두꺼워야 오래 걸어도 발이 아프지 않다. 비가 올수도 있어 우의를 준비해야하고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는 고산지대라 긴팔옷은 필수다. 서울 기온이 32.4도 일 때도 천왕봉은 추위를 느낄 만큼 서늘하고 바람까지 불어 체감기온은 더 떨어진다. 국립공원에 들어가면 일단 씻을 수 없어 물티슈 등으로 대충 닦고 자는 게 상책이다. 음식을 해먹고도 그릇은 이것으로 닦아야 한다. 물론 가져간 모든 것(쓰레기)은 다시 가지고 내려오는 게 원칙이다.


벽소령대피소 가기 전 형제봉 바위에 붙은 두 소나무가 기백 있어 보인다.

◇산행 시 주의할 점
= 대피소는 꼭 예약을 해야 한다. 5월 중순 전에는 늦게 왔다고 재워주기도 했지만 지금은 아예 입구에서 돌려보낸다. 자리가 비어 있어도 예약자가 아니면 무조건 하산시킨다. 대피소간 거리를 고려해 산행시간도 엄격해졌다. 오후 2시이후 예약자가 아니면 연하천이나 벽소령, 세석 등으로 갈 수 없다. 반대 길도 마찬가지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들이 2인 1조가 돼 어느 쪽이든 진입로를 완전히 차단한다.


장터목에서 제석봉가는 길에 있는 고사목지대.

◇반칙 등산객에 과태료 10만원
= 산행 시 담배를 피우다 걸리면 첫 번째는 10만원 두 번째는 20만원으로 올라간다. 야간산행도 새벽 4시가 해제시간이어서 이걸 어기면 과태료 10만원이다. 비박은 어디서든 할 수 없다. 만약 적발되면 이것도 과태료 10만원이다.


연하봉에서 바라 본 천왕봉 일출. 안개가 몰려왔다 가는 틈에 잠깐 비친 햇살이 실눈을 뜨고 있다. 

◇교통편
= 지리산까지 가고 오는 기차나 버스는 무조건 예약을 해야 한다. 주말엔 빈자리가 없어 낭패를 볼 수 있다. 성삼재 주차장에서 산청 중산리까지 차를 가져다주는 비용은 12만원이다. 함양 백무동으로 내려오면 동서울까지 4시간 걸리는 버스가 보통 1시간에 1대 정도 있는데 이곳에서 최대 15명만 태워 예약이 안 되면 타기가 쉽지 않다. 산청 중산리는 원지까지 택시를 타고 가서 버스에 올라야 하는데 이곳도 예약이 안 되면 주말엔 방법이 없다. 지리산국립공원 탐방문의(1899-3723)


천왕봉에 오른 사람들이 표지석을 에워싸고 기념촬영 하느라 분주하다.
양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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