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lip20160124103226 | 0 | | 출근하는 직장인들(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 없음)/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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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임유진 기자 = # 지방의 한 도청에서 일하던 여직원 A씨는 지난해 말 사무실에서 수면제 다량을 삼킨 뒤 자살을 시도했다. A씨의 동료 직원들은 그의 상사가 평소 모욕감을 주는 말을 자주했다고 입을 모았다. 상사는 휴대폰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A씨를 수시로 괴롭힌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한 취업포털 사이트에 따르면 직장인 68.2%가 ‘폭언을 들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유형별로는 ‘머리는 장식품이냐’는 식의 인격모욕적인 말(29.3%)이 1위로 꼽혔다. 이어 무시하고 깔보는 듯한 호통(24.8%), 열심히 일한 것을 비하하는 말(22.3%), 욕설이나 비속어(9.6%), 성희롱 의도가 있는 말(4.5%) 순이다.
폭언을 내뱉은 사람의 대부분은 ‘상사’(75.1%)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같은 폭언을 듣고 ‘그냥 참고 넘어 간다’고 답한 직장인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65.1%에 달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3년 직장 내 폭언이 인권침해에 해당한다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현실에선 직장 내 폭언이나 괴롭힘을 개인이 감당해야 할 문제로 치부해버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언어폭력은 신체폭행보다 상대적으로 증거확보와 인지가 어렵기 때문에 직장 내 폭언에 이의를 제기하면 ‘피해자가 예민해서 저런다’는 식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크다. 이 때문에 피해자는 대부분 그냥 참거나 심지어 퇴사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근로기준법상 언어폭력도 ‘폭력 금지’라는 넓은 범주에 포함되는데 법적으로 보상 문제는 민사소송으로 해결해야 한다. 다만 직장 내 폭언으로 인해 피해자가 승소하더라도 배상액이 크지 않은 데다 소송을 진행하는 사람이 증거를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는 지적이다.
고윤기 (로펌 고우)변호사는 “우리나라는 위자료 상한액이 높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는 배상을 크게 받긴 어렵다”며 “특히 증명할 수 없는 정도의 정신적 피해라면 위자료 액수가 많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혜진 (로펌 고우)변호사도 “괴롭힘과 폭언의 지속성에 따라 협박죄나 모욕죄, 명예훼손죄 등이 성립될 가능성이 있다”며 “죄가 인정된다면 법률조문에 따른 처벌을 받게 되지만 배상액은 높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증거가 부족할 경우 같은 직장 내 상사의 괴롭힘을 공론화하기 쉽지 않다는 현실적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직장 내 괴롭힘은 피해자가 업무를 수행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기 때문에 조직에 최소 1500만원의 추가 비용을 발생시킨다는 보고서도 나온 바 있다. 이에 따라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피해자에게만 부담시킬 것이 아니라 기업과 관계 당국이 예방 교육과 입법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외국의 경우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 부적절한 행동에 대한 제재 근거 조항을 마련해 근절에 나서고 있다. 일본은 직장 내 언어폭력과 따돌림을 일종의 범죄라고 보고 거액의 배상 판결을 내리고 있다. 스웨덴은 1993년 ‘직장 괴롭힘 조례’를 채택했고, 핀란드는 산업안전보건법에 ‘직장 괴롭힘과 기타 부적절 행동에 관한 특별조항’을 추가했다.
앞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1월 직장 내 괴롭힘 방지 교육을 실시하고 가해자를 처벌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불필요하거나 모순적인 업무 지시 반복 △모욕적인 발언 △허위 사실을 상급자나 동료 직원에게 퍼뜨리는 것 등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