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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이재용 지배구조 체제 본격화

[마켓파워]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이재용 지배구조 체제 본격화

기사승인 2015. 07. 17.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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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삼성물산 출범으로 바이오 등 신사업 속도 받을 듯
삼성물산 합병 지분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양사 주주총회에서 통과됨에 따라 삼성이 진행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체제로의 변환 작업이 가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글로벌 헤지펀드인 엘리엇의 합병 반대로 우호지분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던 삼성 입장에서는 이번 주총 결과로 경영승계의 걸림돌 이었던 순환출자 문제와 이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한 탄탄한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17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임시주총을 열고 양사의 주식을 1대 0.35로 합병하는 안건을 예상을 웃도는 찬성률 69.53%로 통과시켰다. 이날 주총에 출석한 주주는 553명. 이들이 보유한 주식은 83.57%로 가결 정족수인 참석 주주 3분의 2이상의 찬성을 얻으려면 55.71%를 넘어야 했다. 합병 찬성률은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69.53%로 최종 집계됐다.

이로써 한달을 넘게 합병반대를 외치던 엘리엇과의 힘겨루기를 일단락 짓고 이 부회장이 그룹 지배력 정점에 오르는 지배구조 구축 작업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이번 합병으로 삼성은 그동안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전기·삼성SDI→제일모직’으로 이어지던 출자구조가 ‘합병삼성물산 →삼성생명·삼성전자‘’로 단순화 되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분 51.2%를 합병삼성물산이 보유하게 됨에 따라 삼성의 차세대 먹거리 사업인 바이오 사업 또한 한층 힘을 받게 됐다.

무엇보다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이 약했던 이 부회장은 합병삼성물산을 통한 삼성전자의 영향력을 강화하게 된 것이 이번 합병의 핵심이다.

삼성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공식 발표한 지난 5월 26일 이전에도 시장에서는 ‘제일모직+삼성물산’에 대한 합병시나리오가 점쳐졌다. 이 부회장의 경영권 확보를 위해서 대규모 자금이 들어가는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지분 인수보다는 더 효율적인 방법인데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년이상 병상에 누워 있는 점에서 빠른 지배구조 강화 전략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합병삼성물산 출범으로 삼성의 지배구조는 한층 효율·단순화 됐다. 합병삼성물산은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생명의 지분 19.4%를 보유하고 있던 제일모직과 삼성전자 지분 4.1%를 보유하고 있던 삼성물산의 영향력을 통합해 지배구조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

합병삼성물산이 지분 19.4%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7.2%를 비롯해 그룹 금융계열사인 삼성화재(15%), 삼성증권(11.2%), 삼성카드(34.4%) 등의 지분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11.3%의 지분을 갖고 있는 삼성SDS의 지분 22.6%와 바이오로직스 46.3%, 삼성SDI(19.1%), 삼성전기(22.8%), 삼성중공업(17.6%) 등의 지분을 보유중이다.

이 부회장을 비롯해 총수일가가 합병삼성물산에 대한 지분율은 합병으로 다소 감소하지만 지배력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 수준이 된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제일모직 지분 23.23%만 보유하고 있어 삼성물산과 지분으로 연결된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이 미비할 수 밖에 없었지만 이번 합병으로 통합삼성물산 지분 16.5%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제일모직 3.44%와 삼성물산 1.37%의 지분을 보유한 이 부회장의 부친인 이 회장은 합병삼성물산의 지분 2.9%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담당 사장은 제일모직 지분 7.74%가 합병삼성물산 지분 5.5%로 대체된다. 이외에 삼성전기(2.64%), 삼성SDI(4.77%), 삼성화재(1.38%) 등 특수관계인 지분 합계는 40.2%가 된다.

엘리엇과의 분쟁에서 배수진을 치고 이번 합병에 총력을 기울였던 삼성은 향후 이 부회장 체제로의 변화 전략에 한층 여유를 갖게 됐다. 재계에서는 삼성생명을 통한 삼성전자 지배(7.2%)고리가 그대로 남아 있다는 점과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들어 지주사 체제로의 변환 작업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이는 작업은 급할 것이 없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만 합병삼성물산을 지주사로 전환하려면 삼성전자 등 상장계열사 지분 20% 이상을 확보해야 하고 공정거래법에 따라 삼성생명 등 금융계열사 지분을 매각해야 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를 분할한 뒤 삼성전자 사업자회사와 삼성물산을 또 다시 합병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한편, 이번 합병으로 삼성과 대립각을 세웠던 엘리엇의 지분율이 7%대에서 2%대로 낮아짐에 따라 향후 엘리엇의 행보에 재계는 주목하고 있다. 재계는 엘리엇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조정 소송 같은 다양한 법적 분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엘리엇이 여러가지 법적 분쟁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합병후 안정화 작업이 늦어질 수 있는 불안요소는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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