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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시진핑 주석, 한·중 사드 파국은 피했다

박근혜 대통령·시진핑 주석, 한·중 사드 파국은 피했다

기사승인 2016. 09. 05.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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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사드 배치 갈등' 한·미·중 포괄적 논의 전격 제안...한·미·중 공동 이익 모색하는 '전향적 새로운 접근법' 평가...시 주석 '사드 배치 반대' 기존 입장 고수...서로 입장 확인 자체만으로도 큰 성과
한·중 정상 악수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 중국 항저우 서호에서 사드 배치 발표 후 처음으로 만나 한중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 인사를 하고 있다. 두 정상은 사드 배치에 대한 서로의 입장을 밝히고 향후 전략적 소통을 보다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5일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와 관련해 서로의 입장을 진솔하게 밝히고 앞으로 전략적 소통을 보다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사드 배치로 두 나라의 갈등이 증폭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두 정상이 허심탄회하게 속내를 드러내놓고 각 국의 입장을 확인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앞으로 사드 갈등의 수위를 충분히 조절해 나갈 수 있다는 긍정적 신호로도 보여진다.

사드 배치와 관련해 박 대통령은 먼저 “제3국의 안보 이익을 침해할 이유도 필요도 없다”면서 “더욱이 북핵·미사일 문제가 해결되면 더이상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현지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에 시 주석은 “우리는 미국이 한국에 배치하는 사드 시스템에 반대한다”면서 “이 문제(사드 배치 문제)의 처리가 좋지 못하면 지역의 전략적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고 유관 당사국 간의 모순을 격화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중국 관영 인민일보와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한국 입장을 분명하게 밝힌 뒤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사드에 관해 그동안 여러 차례 중국 측에 설명한 우리의 구체적 입장은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이러한 언급은 “핵심이익을 존중해야 한다”는 중국측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대북압박 공조를 통해 북한의 핵위협이 제거되면 사드가 불필요하다는 ‘조건부 사드 배치론’를 다시 한번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또 박 대통령은 “북한의 6월 22일 무수단 발사, 8월 24일 SLBM(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우리 국민의 북한 위협에 대한 우려는 전례 없는 수준”이라면서 “직접적 피해자는 우리 국민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가 느끼는 위협의 정도는 중국 측이 느끼는 위협의 정도와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두 나라의 다양한 전략적 소통 체제과 함께 향후 다자회의 계기에 사드를 포함한 여러 관심사에 대해 소통을 지속해나가길 기대한다”면서 “한·미·중 간 소통을 통해서도 건설적이고 포괄적인 논의를 해나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두 나라 관계를 올바른 궤도 위에서 평온하고 건강하게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면서 “긍정적 부분을 확대하고 부정적 요인을 통제해 나가야 한다”면서 구동존이(求同存異·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같은 점을 먼저 찾는 것) 노력을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두 나라가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전략적 소통과 대화를 강화함으로써 두 나라 관계가 구동존이를 넘어 구동화이(求同和異·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며 공감대를 확대)를 지향하여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북핵과 북한 문제 해결의 시급성과 관련해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대해 한·중 두 나라가 강력하고 단호히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지금이 북핵 저지를 위한 마지막 기회라는 관점에서 일관된 대북 메시지 발신을 위해 두 나라가 계속 협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시 주석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한반도 평화·안정 수호,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결 등 한반도 3대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계속 완전하고 엄격히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사드 배치와 관련해 “정상 차원에서 직접 이 문제에 관해 상대방의 입장을 서로 진솔하게 얘기하고 거기에 관해 이해를 높이고 왜 상대방이 그렇게 생각하는지 그런 점은 긍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두 정상께서 한·중 관계 발전이 역사적 대세이며 돌이킬 수 없는 것이라는 말씀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일단 이번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사드 배치 문제 때문에 한·중 관계가 파국으로까지 치달아서는 안 된다는 데 어느 정도 공감한 것으로 보이며 향후 한·미·중·일·러가 타협과 절충을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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