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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정권이 살해” 들끓는 미국…대북 압박수위 높인다

“북한 정권이 살해” 들끓는 미국…대북 압박수위 높인다

기사승인 2017. 06. 20.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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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여행금지 등 추가제재 가능성
중국에 '특별한 영향력 행사' 촉구도
'웜비어 가족과 함께 해요…' <YONHAP NO-1098 번역> (EPA)
마국 오하이오주 신시네티 인근 와이오밍의 한 식당 앞에 웜비어 가족을 응원하는 글귀가 내걸린 모습. / EPA=연합뉴스
북한에 억류됐다 17개월 만에 혼수상태로 풀려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22)가 19일(현지시간) 사망하면서 북·미 관계 갈등이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을 정도로 치닫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희생자를 애도하면서 미국은 다시 한 번 북한 정권의 잔인성을 비난한다”고 말하면서도 북한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에선 북한에 대한 강력한 추가 제재를 취해야 한다는 요구가 쇄도하고 있다. 앞서 미국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평양에 직접 가 웜비어의 석방을 이끌어내면서 고조된 북·미 대화채널 본격 가동에 대한 기대감이 자국인의 죽음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미국 국무부는 21일(현지시간) 예정된 중국과의 외교안보대화에서 중국의 더 강한 대북압박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무부는 “이번 대화의 최고 우선순위를 북한 이슈에 두고 있다”면서 “중국이 북한의 최대 무역파트너로서 특별한 레버리지를 행사하기를 촉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인들의 북한 여행을 금지하거나 제한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지난주 하원에서 “우리는 북한에 일종의 여행 비자 제한을 둬야 하는지 여부를 평가해 왔다”면서 “최종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으나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한국전쟁이 휴전된 후 수십명의 미국인들이 북한에서 감금됐지만 의식불명 상태로 풀려난 것은 웜비어가 처음이다. 이에 따라 북한의 인권 유린, 거짓말에 대한 비난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웜비어의 치료를 담당한 의사들은 “적어도 14개월 전에 뇌손상을 입었고, 심폐정지 시 발생하는 손상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그동안 웜비어의 건강 상태에 대한 어떤 암시도 주지 않았고 미국과의 비밀대화에서는 웜비어가 식중독에 걸려 수면제를 복용한 이후 의식을 처음 잃었다고 설명했다.

북·미 간 ‘외교행낭’ 사건도 갈등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북한은 16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진행된 장애자권리협약(CRPD) 당사국 회의에 참가하고 돌아오던 북측 대표단이 미국 당국과의 몸싸움 끝에 외교행낭을 강탈당했다고 주장했다. ‘외교관계에 관한 빈 협약’(빈 협약)에 명시된 ‘문서의 불가침’ 조항에 따르면 외교행낭의 내용물은 재외공관 주재국 정부나 제3국이 행낭 소유국 동의 없이 볼 수 없다. 미국 국토안보부는 “북측 관계자들은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의 공인된 외교관이 아니고 외교적 불가침특권이 없다”면서 “행낭도 검색으로부터 외교적 특권이 없다”고 반박했다.

북한 외교관들은 외교행낭으로 금괴나 시가, 양주는 물론 위조지폐를 옮기다 적발된 경우가 수차례 있다. 최근 국제사회의 테러 위협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2월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 김정남 피살 사건에 사용된 신경작용제 VX도 외교행낭으로 운반됐을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이번에 압수된 외교행낭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는 물품이 발견될 경우 북·미 갈등은 겉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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