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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가(negotiator)’ 문재인 대통령의 전략 돋보인 주요 장면

‘협상가(negotiator)’ 문재인 대통령의 전략 돋보인 주요 장면

기사승인 2017. 07. 0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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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공백과 한미동맹 균열 우려 씻는 데 총력
장진호 전투비 방문으로 '한미혈맹 스토리텔링'
매케인의 사드 환경영향평가, 방위비 분담 지지 얻어내
장진호 전투 참전한 해병만난 문재인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현지시간) 방미 첫 일정으로 버지니아주 콴티코 미 해병대 국립박물관에 있는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방문해 그당시 참전했던 해병이 자신이 착용하고있던 뱃지를 대통령에게 달아 주고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미국 타임(TIME)지의 표지를 ‘협상가(THE NEGOTIATOR)’라는 수식어와 함께 장식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첫 미국 방문에서 전략적인 협상가 기질을 톡톡히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실 문 대통령은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까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잡음, 개인적 의견임을 전제로 했지만 파장이 만만치 않았던 문정인 통일외교안보특보의 발언, 미국 측 인사 홀대 의혹 등으로 홍역을 치렀다. 문 대통령도 방미 마지막 일정인 1일(현지시간) 재미동포 간담회에서 “사실 이번 방미 전까지 국내외에서 지난 여러 달 동안 정상외교 공백에 따른 우려가 있었다”며 그간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첫 일정으로 장진호 전투비 헌화를 택하면서 이 같은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흥남철수 작전 피난민의 아들로 대통령이 됐다는 문 대통령의 말은 자신이 곧 한미혈맹의 증인임을 보여줬다. 민주정부가 들어서면서 전임 정부보다 미국에 친화적이지 않을 것이란 우려를 감동적인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냈다. 우리와 달리 참전 용사들을 ‘영웅’으로 대접하는 미국 사회도 미국 해병대가 생중계한 문 대통령의 헌화 장면을 30만 명 이상이 시청했다. “한미동맹은 전쟁의 포화 속에서 피로 맺어진 동맹”이라는 문 대통령의 말에 힘을 싣기에 충분했다는 평이다.

취임 직후 만남이 무산됐던 존 매케인 상원 의원과의 뒤늦은 만남을 성사시킨 것도 전략적인 선택이었다. 일본 아사히 언론이 문 대통령이 매케인 의원의 예방을 거절해 홀대했다는 사실과 다른 보도에 청와대도 민감한 반응을 보였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매케인 의원을 만나 이 같은 억측을 불식시켰다. 또 매케인 의원으로부터 “저는 문 대통령께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는 것이 올바른 일이라고 믿고 있다”는 지지를 얻는 데도 성공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공동 언론발표에서 공식화한 방위비 분담금에 관해서도 두 사람 사이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미국 상원의회 군사위원장인 매케인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드 비용을 한국이 대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을 때도 이를 지적했던 인물이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충분한 방위비를 분담하고 있으며 미국의 동맹국 중 미국으로부터 무기 수입액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라는 점을 설명하며 “주한미군 주둔 방위비 분담 관련 논의 시 매케인 의원이 이를 잘 설명해 줄 것을 바란다”고 했다. 이에 매케인 의원도 “이러한 사실을 미국 국민들에게 계속 상기시켜 주는 게 좋겠다”며 “이번 문 대통령의 방미가 아주 성공적이고 모든 언론과 보고서들에 좋은 평가만 나오고 있다”며 화답했다.

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만남에서 “(대선기간) 나도 가짜뉴스 때문에 고생했다”며 인간적 공감대를 끌어낸 것도 고도로 계산된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주요 언론들과 ‘전쟁’을 치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꿰뚫은 발언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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