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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사관에 협력하라”…캄보디아 훈센, 관계개선 나서나

“美 대사관에 협력하라”…캄보디아 훈센, 관계개선 나서나

기사승인 2019. 10. 28.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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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센 캄보디아 총리(우)를 예방한 패트릭 머피 신임 주캄보디아 미국대사(좌). 훈센 총리는 머피 대사의 예방 이후 “모든 차원에서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라”는 지시를 내렸다./사진=주캄보디아 미국대사관 페이스북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신임 주캄보디아 미국대사를 접견한 후 모든 정부관료에게 “모든 차원에서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간 민주주의와 인권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미국·캄보디아 관계의 변화가 시작될 수 있을지 기대가 싹트고 있다.

크메르타임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캄보디아 훈센 총리는 지난 23일 패트릭 머피 신임 주캄보디아 미국대사의 예방을 받았다. 이후 훈센총리는 “캄보디아의 정부관료들은 모든 차원에서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머피 대사의 훈센 총리 예방은 지난 19일, 머피 대사가 노로돔 시하모니 캄보디아 국왕을 만나 신임장을 제정받은 이후 이루어진 행보다.

캄보디아 내전으로 인해 중단되었던 외교관계는 1991년 재수립된 후 오늘날에 이른 미국·캄보디아는 곧 외교관계 수립 70주년을 맞이한다. 그러나 현재 미국·캄보디아 관계는 캄보디아 국내 정치적 요소로 인해 갈등을 빚고 있다. 가장 쟁점이 되는 것은 훈센 총리의 야당 탄압이다. 2018년 총선을 앞둔 2017년, 캄보디아 구국당(CNRP)가 40%를 넘는 이례적인 지지율을 기록하며 훈센 총리를 바짝 추격했다. 훈센 총리는 CNRP를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해산, 관련자들을 처벌했고 그가 이끄는 캄보디아 인민당(CPP)는 선거에서 대승을 거뒀다.

훈센 총리의 야당 탄압 이후 미국은 “캄보디아에서 민주주의가 탄압받고 있으며 인권이 침해되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미국은 캄보디아 고위 관료에 대한 비자 발급을 거부하는 등 외교 제재를 시작했으며, 무역 제재도 검토 중이다.

훈센 총리는 일대일로 정책을 추진 중인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통해 미국의 압력을 상쇄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연합(EU) 시장의 면세 혜택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우려는 훈센 총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

크메르타임스와 캄보디아 정부는 머피 대사가 미국과 캄보디아 관계를 강화하길 희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캄보디아 정부 관계자들은 “미국이 캄보디아를 중요한 파트너로 생각한다면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작은 문제’를 제기해선 안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훈센 총리 역시 머피 대사의 예방 이후 “머피 대사가 폭력이나 민주주의에 반하는 행동을 통한 정권이나 정부의 변화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훈센 총리의 이같은 행보는 11월 귀국을 예고한 CNRP의 삼랭시 전(前) 대표를 겨냥해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할 여지를 드러내며 우군 확보에 나서는 모양새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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