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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前야당대표 재판에 ‘기자 0명’…멀어지는 민주주의

캄보디아, 前야당대표 재판에 ‘기자 0명’…멀어지는 민주주의

기사승인 2020. 01. 1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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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bodia Politics <YONHAP NO-2843> (AP)
16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리는 ‘반역죄’ 재판의 법원 심리를 위해 자택을 떠나는 켐 소카 전(前) 캄보디아구국당(CNRP) 대표의 모습./사진=AP·연합
15일 캄보디아 정부가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켐 소카 캄보디아구국당(CNRP) 전(前) 대표에 대한 ‘반역죄’ 재판을 시작했다. 이날 재판에서 캄보디아 정부와 법원은 기자들의 방청을 허용하지 않아 언론·정치의 자유가 멀어졌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6일 크메르타임스·AFP 등 현지 언론과 외신의 보도 및 소식통에 따르면 프놈펜에서 열린 켐 소카 대표의 재판에서 캄보디아 당국은 기자와 인권단체 관계자들의 방청을 허용하지 않았다.

켐 소카 대표는 삼랭시 대표와 함께 2012년 공동으로 캄보디아구국당(CNRP)를 창당한 야당 지도자다. 2018년 총선을 앞둔 2017년, CNRP는 “미국의 지원을 받아 국가 전복을 시도했다”는 이유로 법원에 의해 해산 판결을 받았으며 관계자들 역시 ‘반역죄’로 체포되거나 해외 망명길에 올랐다. 체포됐던 켐 소카 대표는 2018년 총선 직후 석방됐으나 지난해 11월까지 가택에 연금됐다. 캄보디아 당국은 지난해 12월 돌연 “켐 소카 대표의 반역죄를 입증할 충분한 증거를 찾았다”며 반역죄 재판을 시작했다.

15일 재판은 방청이 30석으로 제한됐다. 이마저도 캄보디아 주재 외국대사관에만 주어지며 기자들의 방청이 사실상 막혔다. 전자기기의 반입도 엄격히 제한됐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몇몇 외국대사관 관계자들이 “언론의 자유를 지지한다”며 기자들에게 자신의 방청석을 양보했으나 곧 캄보디아 당국이 모든 기자들을 퇴장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소식통은 “전세계의 관심이 쏠린 야당인사의 반역죄 재판이 기자 한 명도 없이, 사실상 비공개로 치뤄지는 것이 캄보디아의 현실이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내외신 기자들은 꼼짝없이 밖에서 기다려야만 했다”고 전했다.

이번 재판에 관심이 쏠리는 또 다른 이유는 유럽연합(EU)이 캄보디아에 제공하던 무관세 무역 특혜인 EBA(Everything but Arms)와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EU는 정치적 자유와 인권 문제 등을 이유로 해당 혜택을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U의 최종 결정은 2월로 예정되어 있으나 켐 소카 대표의 재판은 최대 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한층 더 복잡해졌다. 우 비락 미래포럼 의장을 비롯한 일부 전문가들은 “EBA 혜택을 지키기 위해 우선 켐 소카 대표에게 유죄를 선고하고 국왕이 사면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켐 소카 전 대표는 페이스북 등을 통해 자신의 반역죄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나는 국가 이익에 해를 끼칠 행동을 하지 않았으며 모든 활동은 평화롭고 비폭력적인 방식으로, 인권과 민주주의에 중점을 두고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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