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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출소에 마스크·손편지 두고 사라진 고교생…“넉넉지 못해 죄송”

파출소에 마스크·손편지 두고 사라진 고교생…“넉넉지 못해 죄송”

기사승인 2020. 03. 2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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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학생도 넉넉지 않을텐데…더 노력할 것”
강일편지
지난 19일 서울 강동구 강일파출소에 한 고교생이 마스크와 함께 남긴 손편지./제공=강일파출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민이 ‘마스크 대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자신이 모아온 마스크를 경찰에 기부한 고교생의 소식이 전해져 훈훈한 감동을 안겼다.

20일 서울 강동구 강일파출소는 전날 오후 한 남학생이 검은색 비닐봉투를 파출소 출입문 안쪽에 두고 사라졌다고 밝혔다.

학생이 두고 간 비닐봉투에는 일회용 마스크 10장과 비타민 음료, 그리고 손글씨로 빼곡히 채워진 편지 한 장이 있었다.

편지에는 ‘코로나 사태로 경찰관에게 지급되는 마스크가 부족하다는 뉴스를 듣고 마음이 아파 그동안 모은 마스크를 드린다’며 ‘장수가 넉넉하지 못해 송구스럽다’고 적혀있었다.

이어 ‘항상 도움을 주시는 경찰선생님들 덕분에 안전하게 산다’며 ‘감사드리고 건강하셨으면 좋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마지막으로 이 학생은 자신을 ‘경찰 선생님들께 혼이 난 적이 있는 고3 학생’이라고 소개하며 편지를 끝마쳤다.

파출소 근무자가 바로 남학생을 쫓아갔지만 인적사항도 밝히지 않은 채 사라져버린 것으로 전해졌다.

강일파출소는 남학생이 두고 간 마스크와 음료수를 인근 복지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호동 강일파출소 팀장은 “학생도 넉넉지 않았을 텐데 마스크를 조금씩 모아서 가지고 온 것 같다”며 “우리나라가 아직 살기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시기에 서로 돕는 모습들을 보고 시민들을 위해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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