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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자금 시장 ‘48조 실탄’ 투입, 금투업계 평가는

[취재뒷담화] 자금 시장 ‘48조 실탄’ 투입, 금투업계 평가는

기사승인 2020. 03.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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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지원자금이 필요한 섹터에 어떤 경로로 얼마나 잘 분배되는지가 핵심이죠.”

24일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 발표 후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이 공통적으로 보인 반응입니다. 당국은 자금시장에 증시안정펀드·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 등 총 48조5000억원의 ‘실탄’을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실물경제를 짓누르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국내 한 대형 증권사 채권운용부 관계자는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 가동에 대해 “규모는 딱 기대한 수준”이라며 “이 정도 금액이면 시장 안정화 물꼬를 터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말도 안 되게 국고채 비중이 크면 효과는 별로 없을 것”이라며 “여신전문금융회사채권 등 당장 급한 부분을 많이 늘려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채권운용본부장도 “실물경제에서 실제로 신용경색을 얼마나 잘 풀어낼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조성된 자금이 필요한 부분에 제대로 흘러들어가는지가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자금 규모 자체에 주목하는 것보다는 적절한 곳에 제대로 전달하는 것에 더 신경써야 한다는 얘깁니다.

다음달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규모는 6조5000억원에 달합니다. 한계기업의 도미노 디폴트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기업 파산이 시작되면 금융위기는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으로 넘어갑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충격이 기업섹터로 전이되는 건 시간 문제”라며 “기업이 쓰러지기 시작하면 실업, 구조조정 이슈 등 더 큰 산이 나타나기 때문에 기업 자금 사정을 안정화시키는 노력은 필수불가결하다”고 했습니다.

은행권이 더 나서야 한다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주로 은행 대출을 통해 자금이 조달되는 간접금융시장”이라며 “증권시장안정펀드나 채권시장안정펀드 같은 대책들이 나오긴 했지만 은행 쪽에서 자금지원을 더 적극적으로 해주면 그 영향력이 훨씬 배가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이번 조치로 하루아침에 금융시장 자금난이 풀리는 것은 무리입니다. 하지만 비상시국에 시장 기능이 정상화될 때까지 정부가 보완하고 시간을 벌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게 중론입니다. 경제는 용수철과 같아서 과도하게 눌리면 복원력을 상실한다고 하죠.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가 한 말입니다. 그는 최근엔 코로나19 사태는 ‘이전과는 다른 종류의 위기’라며 정부가 헬리콥터에서 돈을 뿌리듯 국민에게 돈을 주는 ‘헬리콥터 머니’ 정책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지금은 뒤돌아볼 때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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