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트럼프 대통령, 방위비 분담금 한국의 ‘최소 13% 인상안’ 제안 거절”

“트럼프 대통령, 방위비 분담금 한국의 ‘최소 13% 인상안’ 제안 거절”

기사승인 2020. 04. 11. 07:09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로이터 "한국, 방위비 분담금 전년 대비 최소 13% 인상안 제안"
트럼프, 미 국무·국방장관과 협의 후 거절
"협상, 여름 지나 11월 미 대선까지 지속 우려"
한미국방장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이 제시한 방위비 분담금 인상 제안을 거부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0일(현지시간) 2명의 미 행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사진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지난 2월 24일 워싱턴 D.C. 인근 알링턴의 국방부 청사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한 후 악수를 하는 모습./사진=알링턴=하만주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이 제시한 방위비 분담금 인상 제안을 거부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0일(현지시간) 2명의 미 행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한국이 한·미 방위비 분담금협정(SMA)과 관련, 4월 15일 총선을 앞두고 제시했던 최고 제안액인 ‘전년 합의 대비 최소 13% 인상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한 상태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측 제안 거부 결정은 지난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의 협의를 거쳐 이뤄진 것이라고 당국자들이 로이터에 전했다.

에스퍼 장관은 지난 6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해 트럼프 대통령이 훨씬 더 큰 한국의 분담을 기대하고 있는 방위비 협상에 대한 신속한 타결을 압박했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한국은 그동안 10% 안팎의 상승률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가 이달 초 실무선에서 큰 틀에서 의견 접근을 이룬 가운데 세부 조율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을 당시 지난해(1조389억원)보다 10∼20% 인상될 것이라는 말도 한국 정부 안팎에서 흘러나왔다.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금협상대사가 지난달 31일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협상대표와 “상당한 의견 접근이 이뤄졌다”고 밝힌 뒤 청와대가 “미국에서 소식이 오는 대로 1일 중 발표가 가능할 수 있다”고 했지만 미 국무부는 이를 정면 부인했었다.

특히 청와대 측은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밤 통화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협력하기로 한 것을 계기로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는 취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에 따른 타결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로이터도 지난달 17∼1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렸던 제11차 SMA 체결을 위한 7차 회의를 거론, “한국이 마침내 제안을 내놨을 때 그것은 전혀 감동적이지 않았지만 한·미 간 시급한 코로나19 대응에 주력하고 있던 점에 비춰 그러한 합의가 충분히 좋을 수 있다는 일정한 희망이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클라크 쿠퍼 미국 국무부 정치·군사 담당 차관보는 이날 언론과의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나는 협상이 계속돼 왔고, 절대 끝나지 않았다고 단언할 수 있다”며 협상 결코 끝나지 않았고, 공정한 합의가 필요하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 요구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으로 시작된 만큼 미국 측 협상단의 재량권이 크지 않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었고, 한국 측이 타결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불예측성’을 간과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와 관련, 미 NBC방송은 지난달 31일 폼페이오 장관과 에스퍼 장관이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의 무급휴직 사태를 막으려 백악관을 찾았다고 2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해 트럼프 대통령이 제동을 걸면서 협상 타결기류가 급변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전·현직 미 행정부 당국자들은 사석에서 수일 내에 새로운 합의가 이뤄질 희망이 별로 없다고 말하고 있으며, 일부는 수주, 수개월 내 타결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 미국 당국자는 한국의 오는 총선 전에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며 이러한 상황이 여름을 지나 미국의 11월 대선 가까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밝혔다.

로이터는 지난해 11월 19일 미국 측이 80분 만에 협상장을 박차고 나왔던 협상 당시 한국 측이 실제 분담액을 삭감하는 제안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제안이 미국 측을 불쾌하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한국 당국자는 삭감 제안을 부인했으나 미국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대한 정확한 이유는 기억해내지 못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