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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코로나 재난소득’과 카드사 쿠폰 이벤트

[취재뒷담화] ‘코로나 재난소득’과 카드사 쿠폰 이벤트

기사승인 2020. 04.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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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 규모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을 둘러싸고 카드업계에서 때 아닌 고객 유치경쟁이 불거지는 분위기입니다. 신용카드로도 재난기본소득 신청이 가능해지면서 수수료 수익을 올릴 수 있어 뜻밖의 호재가 됐기 때문인데요. 우리카드 등 일부 카드사에서 쿠폰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경쟁사들도 눈치싸움에 들어갔습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공익적인 성격의 정책에 마케팅 경쟁은 적절치 않다는 시각도 나옵니다.

경기도민 1300만명에게 돌아갈 총 재난기본소득 규모는 1조3600억원에 달할 전망입니다. 신청은 지역화폐 카드와 신용카드, 선불카드 등으로 이뤄집니다. 고객 접근성이 좋은 신용카드에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업계에서는 카드 수수료율을 0.5%로 잡더라도, 수익 500억원에 달하는 시장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카드사들이 고객 유치에 나서는 이유죠.

고객유치전에 가장 먼저 나선 곳은 우리카드입니다. 경기도 거주자로 등록된 고객을 대상으로 스타벅스 쿠폰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공익차원에서 고객에게 재난기본소득 신청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조치라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카드가 선제적으로 고객 유치 이벤트에 나서면서 경쟁사들도 적잖이 당황하는 눈치입니다. 일각에서는 공익적인 정책에 마케팅을 진행해야할지 모르겠다는 회의적인 시선도 보내고 있죠. 이벤트 계획이 없던 카드사들도 생각지도 못했던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할 상황이 된 듯합니다. 일부 카드사 관계자들도 “현재까지 이벤트 진행사항은 없지만, 향후 관련 사항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일각에서는 자칫하면 ‘제 살 깎아먹기’ 경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카드 수수료 수익에는 마케팅 비용도 포함돼 있어 마케팅에 투자를 많이 하는 만큼 수수료 수익도 줄어듭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공익적 성격을 띠는 재난기본소득 정책에 고객 유치경쟁이 올바른 방향인지 잘 모르겠다”며 “마케팅 경쟁이 불거진다면 그만큼 관련 수수료 수익도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아직까지 재난기본소득 마케팅 경쟁이 본격화되지 않았지만, 불씨는 남아있다는 게 업계 시각입니다. 정부가 향후 재난기본소득 규모를 늘릴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무분별한 경쟁에 뛰어들기 보다는 본래 재난소득의 공익적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도록 업계의 자정 노력도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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