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기고] 한반도 해양환경을 책임지는 두 번째 눈, 천리안위성 2B호

[기고] 한반도 해양환경을 책임지는 두 번째 눈, 천리안위성 2B호

기사승인 2020. 05. 22.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Young-Heon Jo
조영헌 부산대학교 해양학과 교수
인류가 생존해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인간이 가진 지적 호기심 때문이 아닐까. 닐 암스트롱이 1969년 달에 왼쪽 한 발을 내딛기 1년 전, 유인 우주선 아폴로 8호에서 촬영한 지구의 모습이 공개됐을 때 ‘파란색 구슬’처럼 보이는 지구를 인류는 처음으로 보았다. 이후 지구와 우주에 대한 인간의 지적 호기심은 놀라운 속도로 높아졌다. 우주에서 지구를 관찰할 순 없을까? 이렇게 인공위성 개발이 시작됐다. 인공위성은 원래 군사목적으로 개발됐지만, 자연과학에도 적극적으로 활용됐다. 그 중 지구 표면적의 70%나 차지하며 기후변화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해양지역을 관측하기 위해 많은 위성들이 개발돼왔다. 최초 해양관측 위성 ‘Seasat’이 1978년 6월 발사됐고, 같은 해 10월 ‘Nimbus 7’ 위성이 발사됐다. 이후 SeaWiFs, MODIS, VIIRS, Senteniel 등 다양한 위성이 발사돼 극궤도로 운용되고 있다.

2010년 발사된 한국의 천리안위성 1호는 세계 최초 정지궤도 해양관측위성(GOCI)이다. 극궤도 위성은 지구를 2330㎞ 길이의 띠 형태로 남북극을 가로지르며 관측하는 반면, 정지궤도 위성은 지구와 같은 속도로 회전하며 지구의 한 곳을 바라본다. 2B호는 정지궤도에 놓여있어 하루 한번 같은 위치로 돌아오는 극궤도 위성보다 동일한 지역 관측을 더 많이 수행할 수 있다. 1호 임무 승계를 위해 지난 2월 19일 발사된 천리안위성 2B호는 한층 발전된 시·공간 해상도(8회/일 관측, 500m 해상도 → 10회/일 관측, 250m 해상도)와 분광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연안 환경과 해양재난들을 실시간으로 명료하게 관측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천리안위성 2B호는 올해 10월부터 정상운영을 개시한다.

삼면이 바다인 한국의 연안환경은 매우 복잡하다. 예를 들면, 중국 양자강에서 한반도로 유입되는 낮은 염도의 바닷물은 제주서부연안 및 남해 양식장에 많은 피해를 입히고 있다. 또한 저염분수는 고등어·갈치·멸치 등이 한 서식지에서 다른 장소로 떼를 지어 이동하는 경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천리안위성 2B호는 한반도 주변의 염도 정보 등을 더욱 정확하게 제공해 저염도 바닷물의 이동경로 예측과 어장피해 최소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연구진들은 이미 천리안위성 1호 영상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산출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 어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해양생산성과 어장정보를 산출하고, 기후변화의 척도가 되어줄 적조·모자반 등 해양유해생물량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다. 수중 토사와 염분·해류 등에 관한 정보도 다양한 연구목적으로 활용 중이다. 올 10월부터 2B호는 4배 향상된 공간해상도로 적도까지 닿는 넓은 지역의 관측자료를 제공해 어업활동과 해양연구에 도움을 줄 것이다. 또 2B호의 관측 정보들은 동남아의 많은 국가들에도 제공하여, 동남아의 해양환경 변화 감시와 해양연구를 지원할 예정이다.

대서양 연안과 달리 북서 태평양 연안에서는 적조와 모자반·해파리 등 해양유해생물로 인한 문제가 심각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발생 전조를 빨리 감지하고, 연속적으로 진행상황을 관측함으로써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한국의 문제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체의 해양환경 문제로, 2B호의 관측자료가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다. 지난 10년간 1세대 천리안 해양위성이 일궈낸 성과가 2세대 해양위성에서 꽃피워, 천리안위성 2B호가 한류음악(K-pop)·한류문화(K-culture)에 이어 한류위성(K-satellite) 시대를 견인해낼 수 있기를 조심스레 기대해본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