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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코로나 위기속 닮은꼴 이주열과 구로다

[취재뒷담화]코로나 위기속 닮은꼴 이주열과 구로다

기사승인 2020. 05. 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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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산업부 정단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제를 덮치고 있습니다. 이에 각국은 경기 부양을 위해 전방위적인 노력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도모해야 하는 중앙은행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상황이죠.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각국 중앙은행들의 행보를 보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묘하게 닮은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구로다 총재는 57년 만에 연임에 성공한 인물입니다. 그간 일본 중앙은행 총재는 단임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죠. 하지만 구로다 총재는 연임에 성공해 2023년까지 임기를 보장받았습니다. 이 총재도 연임에 성공해 임기를 2022년까지 연장했습니다. 한국은행 총재 역시 연임 사례가 흔치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한은 총재가 연임된 건 44년 만이였죠.

양국의 중앙은행 총재가 단지 ‘연임’ 사례만을 두고 비슷하다고 한 것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친정부 성향이라는 점이 닮아있다는 분석입니다. 구로다 총재는 ‘아베노믹스’의 선봉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현 정부와 찰떡궁합을 보여주고 있는 인물입니다. 정부와 중앙은행이 한몸처럼 움직이고 있다는 평가마저 나옵니다.

사실 이 총재도 친정부 성향을 종종 드러냈습니다. 정부와 엇박자를 내거나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낸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죠. 국회 국정감사 때 “한은이 제 목소리를 내야한다”는 주문이 나온 것도 이 때문입니다. 지난해 한은이 경제성장률 전망을 내놓을 때도 시장의 부정적 전망과 달리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 정부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들이 나왔습니다. 이는 최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재난지원금 관련 소신 발언으로 정부와 엇박자를 내던 모습과도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홍 부총리도 결국 정부의 뜻을 따르긴 했지만 기재부 장관으로서의 목소리를 냈죠.

중앙은행은 독립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곳입니다. 물론 코로나19로 인해 정책 결정에 있어 운신의 폭은 좁아진 것도 사실입니다. 한은이 정부의 정책 공조를 위해 내놓은 결정들이 어떤 성과를 낼지는 좀 더 지켜봐야합니다. 다만 중앙은행이 물가와 금융시장 안정이라는 본래 목적을 위해 정부 정책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는 점은 이주열 총재가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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