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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철 칼럼] 팬데믹에 대한 공격적인 예상과 예측

[김동철 칼럼] 팬데믹에 대한 공격적인 예상과 예측

기사승인 2020. 06. 02.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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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철
김동철 공학박사, 전 티맥스소프트 대표이사
전 세계적으로 팬데믹 상황이라 모든 것들이 극도로 예민해져 있다. 그래도 지금의 상황이 인류 역사상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과거와는 뭔가가 달라야 한다는 생각이다. 기존에 하던 방식대로 좀 더 빨리하는 방법에만 의존하는 것은 누구나 쉽게 떠올리고 그 결과도 예측할 수 있지만 확실히 한계를 갖는다. 그런 방법에 비해 혁신적인 방법은 예상하기도 결과를 예측하기도 어렵지만 시도될 필요가 있다.

예상은 경험에 의존한다. 예상은 생각의 주체에 따라 상당히 다른 진폭을 갖는다. 긍정적이냐 또는 부정적이냐, 진보냐 또는 보수냐 심지어는 성별과 교육 수준별로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어느 신생 회사에서 신제품을 개발했는데 1년 이내에 100억의 매출을 올리자고 했다면, 이는 무모한 예상에 가깝게 보일 것이다. 그러나 시장 상황을 고려해서 경쟁력을 25% 증가시키고, 첫해의 실적에서 물가 상승률의 2배에 해당하는 성장을 목표로 잡아 100억 매출을 잡았다면, 예측을 했다고 본다.

선거에서 누가 이길 것인가를 알아맞히는 것은 예상이다. 여론조사나 출구조사를 통해 선거결과에 가까운 정보를 얻으려 했다면, 그것은 예측이다. 예상은 직관적이고 예측은 계산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은 다양한 시나리오의 예상을 만들어낸다. 지난 세기에 미래학자들이 예상한 내용들은 상당한 정도로 현실이 되었다. 최근에도 유발 하라리 혹은 제러드 다이아몬드 같은 석학들은 끊임없이 인류의 미래에 대한 고찰과 과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잘못된 예측은 문제를 일으킨다. 3기 암환자의 예상 생존기간, 코로나 바이러스의 전파력, 전쟁 시나리오의 승률, 방사능 유출량 등과 같은 분야에서 장비나 수식을 이용한 잘못된 예측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그래서 가능한 한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해서 인공지능이나 슈퍼컴퓨터 같은 최신의 기술력을 예측에 사용한다. 예측은 전문가들의 영역이다. 내년에 유행할 바지의 길이는 디자인 전문가가 아니면 생각하기 힘들다. 의류회사에 30년 다녔다고 전문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런 사람들이 전문가인 척 뭔가를 예측하고 있다면 그 회사의 장래는 확실히 어두울 것이다. 사실 상당히 많은 회사들이 이러한 문제에 직면해 있지만, 마치 바이러스의 무증상 전파자처럼 이를 잘 모르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한시가 급하게 바로 다음이 어떻게 될지를 알고 싶다면, 정확한 예측이 필요한 상황이다. 기상 전문가는 위성정보와 지리정보 등을 이용해서 단기적인 일기 변화를 예측한다. 슈퍼컴퓨터의 도움을 제일 많이 받는 분야이기도 하다. 컴퓨터에 입력되는 자료가 많고 계산해야 할 것들이 많다 보니 기상 전문가와 알고리즘 전문가들이 모여서 협업을 해야만 한다. 물론 예측도 틀릴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틀린 이유를 밝혀내고 원인이 합리적이라면 알고리즘에 적용한다. 누가 봐도 예측은 전문가들이 해야 할 것이다. 다행히도 게임과 인터넷으로 단련된 젊은 세대들이 이 분야에 관심이 많다.

세상이 발전하든 변하든 지나고 보면 균형을 잡게 되어 있다. 또한 그러는 사이에 수많은 예상과 예측을 경험하게 되어 있다. 어느 한 지역에서 병원균이 퍼지고 있다면, 일주일 이내에 어느 정도의 거리에서 다시 나타나리라는 예상이든 예측이든 가능할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사후약방문이 아닌 선제 조치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예방도 공격적으로 하려면 정확한 예측에 의한 강력한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보이지 않는 적,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그런 예측력은 적의 위치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레이더’와 마찬가지로 전쟁을 승리로 이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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