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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南을 적으로 규정한 北, 남북관계 짙은 먹구름

[사설] 南을 적으로 규정한 北, 남북관계 짙은 먹구름

기사승인 2020. 06. 0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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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가 큰 위기를 맞았다. 북한은 9일 청와대 핫라인 등 남북 간 모든 연락채널을 차단하고 남한을 ‘적’으로 규정했다. 조선중앙통신은 “9일 12시부터 북남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유지해 오던 북남 당국의 통신연락선, 북남 군부의 동서해통신연락선, 북남통신시험연락선,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와 청와대의 직통통신연락선을 완전 차단·폐기한다”고 전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4일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하며 금강산 관광 폐지, 개성공단 완전 철거,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 남북연락사무소 폐쇄 등의 조치를 언급했었다. 9일에는 한발 더 나아가 청와대 통신선도 끊었다. 실제로 이날 청와대, 통일부, 국방부, 남북연락사무소는 북한 측 파트너와 통신이 이뤄지지 않았다. 남북채널이 완전히 막혔다.

북한 발표에서 주목할 점은 남한을 적으로 규정한 점이다. 통신은 김 부부장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대남사업을 철저히 대적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배신자들과 쓰레기들이 저지른 죗값을 정확히 계산하기 위한 단계별 대적사업 계획들을 심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조치가 ‘액션플랜’의 첫 단계라는 점에서 ‘돌발행동’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남북 간 상시 소통 채널인 연락사무소와 적대행위를 금지한 9.19 군사합의는 문재인 정부의 최대 성과다. 이를 바탕으로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마련한다는 전략이었는데 어려움에 직면했다. 남북 간 소통이 끊기고, 군사합의가 깨지면 2018년 이전의 ‘대결 구도’로 다시 돌아간다는 얘기다. 자칫 군사 충돌이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북한의 조치는 북·미관계와 남북경협에 대한 불만, 제재에 따른 경제난, 악화된 주민 불만 등을 외부로 돌리는 것으로 꼭 대북전단만이 문제는 아닐 것이다. 도발의 전주곡, 핵무기 굳히기 포석이라는 말도 나온다. 북한의 실체가 드러난 이상 정부의 대북정책은 달라져야 한다. 북한 눈치 본다는 소리 듣지 않고, 주도적으로 나서되 장기 경색과 도발에도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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