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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北의 軍 재배치·불바다 위협… 정면대응 해야

[사설] 北의 軍 재배치·불바다 위협… 정면대응 해야

기사승인 2020. 06. 17.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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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북한이 17일 서울 불바다 얘기를 들고 나왔다. 그러면서 개성공단과 금강산 지구, 비무장지대 내 감시초소(GP)에 군대를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남측의 특사 제의를 거부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6·15 20주년 기념사를 혹독하게 비판했다. 남북 사이가 일장춘몽이라고 했다. 남북관계가 파탄 나고 군사충돌이 우려되는 위험한 상황이다.

청와대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문 대통령의 담화를 “철면피한 궤변”으로 혹평하자 “무례하고 몰상식하다”며 “감내하지 않겠다”고 했다. 통일부는 북한의 금강산·개성공단 군사지역화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국방부는 북한이 군사행동에 나서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가 북한에 이처럼 강력히 대응해야 할 만큼 남북관계가 군사적 긴장국면으로까지 돌변했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이날 금강산 관광지구와 개성 공업지구에 연대급 부대와 화력구분대를 배치하는 것뿐만 아니라 서남해상에선 포병부대 군사훈련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GP에도 군부대를 다시 주둔시키겠다고 했다. 9·19 군사합의가 사실상 폐기됐다고 봐야 한다. 남북 평화·협력의 상징인 개성과 금강산이 군사 대결의 장으로 후퇴할 위기에 처하게 됐다.

조선중앙통신은 “이제는 삭막하게 잊혀가던 서울 불바다설이 다시 떠오를 수도 있고 그보다 더 끔찍한 위협이 가해질 수도 있다”고 했다. 이는 서울을 위협한 것인데 개성·금강산 군대 배치, 포병훈련 등과 무관치 않다. 서울 불바다는 1994년 3월 조평통 간부가 “서울이 멀지 않다. 전쟁 나면 불바다가 되고 만다”고 한 뒤 군사적 위협 때 써먹는 표현으로 공포감을 준다.

남북은 이제 돌아오기 힘든 강을 건넜다고 봐야 한다. 남북 간 통신두절, 연락사무소 폭파, 개성·금강산 군대 주둔, 서해 포병훈련은 우리에게 직접적인 안보위협이다. 대통령 모욕도 지나칠 수 없는 도발이다. 청와대와 정부가 北의 책임을 언급하면서 강경하게 정면 대응한 것은 상황의 심각성을 잘 판단한 결과로 보인다. 이럴 때일수록 확실한 원칙 아래 분명하게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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