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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진단] “안갯속 남북관계, 결국 해법은 톱다운”

[전문가 진단] “안갯속 남북관계, 결국 해법은 톱다운”

기사승인 2020. 06. 18.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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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단 살포 문제 논의 차 특사 파견하면 정상회담도 가능"
"미국·중국 등 지렛대 삼아 北 움직이려는 시도도 필요"
"대화보다는 단호한 대응 필요…목함지뢰사건 교훈삼아야"
북한군, 초소 인근 해안 철책에서 작업
18일 인천 강화군 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해안 초소 철책 부근에서 북한군이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북관계가 격랑 속으로 빠져 들고 있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북한이 어디까지 갈지 그 끝을 알 수 없는 상황이어서 돌파구를 찾기 쉽지 않아 보인다.

북한이 예고한 데로 △금강산 관광지구·개성공단에 부대 전개 △비무장지대(DMZ)에서 철수한 감시초소(GP) 복원 △접경지 포병부대 증강 및 군사 훈련 재개 △대남 전단(삐라) 살포 등 4대 군사행동을 강행할 경우 2000년 6·15, 2007년 10·4, 2018년 4·27과 9·19 등 네 차례에 걸친 남북 정상간 합의가 모두 파국을 맞을 수도 있다.

다만 북한의 최고지도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는 남북관계를 풀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전면에 나서지 않는 것이 남북 정상 간의 신뢰까지는 저버리지 않겠다는 신호라는 해석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18일 지금 당장은 어렵겠지만 결국 남북 정상회담이 해법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북한학과)는 이날 “남북관계는 역시 톱다운 방식으로 풀어야 된다”며 “평화를 가져올 때도 톱다운 방식으로 풀었지만 지금 어려운 상황들을 풀어가는데 있어서도 최고지도자 차원에서의 문제를 푸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영역”이라고 제언했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북한학과)는 “북한이 제기한 삐라 문제 해결이 남북 간의 대화를 풀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전단 살포에 대한 가시적인 조치가 나오고 북한이 보기에 대화가 될 만한 사람들을 특사로 파견해 제안한다면 정상회담도 가능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폭발 충격으로 산산조각 난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유리창
조선중앙TV는 17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폭발음과 함께 연락사무소가 회색 먼지 속에 자취를 감추고 바로 옆 15층 높이의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전면 유리창이 산산조각이 난 모습이 담겼다./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을 지렛대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유 교수는 “중국은 북한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많아 미·중과 협의해 우리 입장을 전달하는 것도 고려해봐야 할 것”이라며 “남북 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에 중국도 물밑에서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제언했다.

김성걸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이사(전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는 “우리 정부가 미국이나 중국을 활용할 필요가 있고 미국이나 중국 입장에서도 한반도 문제에 대해 역할을 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며 “특히 지금 북한이 미국에 대해서는 직접 도발을 하지 않고 신중 모드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대화보다는 단호한 대응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군사적 긴장을 높여가는 상황에서 한국정부가 나약하거나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절대 금물”이라며 “한국정부는 북한이 가장 싫어하고 아프게 느낄 한·미 연합 군사훈련과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카드 등을 갖고 북한을 압박하면서 김여정의 이번 선택이 북한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갈 것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깨닫게 해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정 센터장은 “2015년 8월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사건 발생 당시 정부가 북한에 보였던 단호한 대응으로부터 교훈을 얻을 필요가 있다”며 “이 사건은 한국정부도 북한에 대해 ‘벼랑끝 전술’을 대담하게 구사할 필요성이 있음을 잘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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