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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북 비핵화 외교, 한국 창조물, 미 전략 반영 못해”

볼턴 “북 비핵화 외교, 한국 창조물, 미 전략 반영 못해”

기사승인 2020. 06. 19.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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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북 비핵화 외교, 스페인 남녀 2인 춤 판당고 비유
"트럼프, 김정은에 낚여...단독회담, 트럼프 비위 맞춰 목적 달성 김정은 제안"
트럼프 "볼턴 '리비아 모델'에 김정은 분통"
트럼프 볼턴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 비핵화 외교가 한반도 통일과 관련한 한국의 창조물이라며 미국의 전략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고 CNN방송이 18일(현지시간) 전했다. 사진은 볼턴 전 보좌관이 2018년 5월 22일 백악관에서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사진=워싱턴 D.C. AP=연합뉴스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 비핵화 외교가 한반도 통일과 관련한 한국의 창조물이라며 미국의 전략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보다 자신의 재선 선거 운동용 ‘사진찍기’에 전념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쳤고 멍청한’ 볼턴 전 보좌관이 ‘선(先) 핵폐기’를 골자로 한 리비아 모델을 내세우는 바람에 북·미 비핵화 협상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23일(현지시간) 출간 예정인 592쪽 분량의 저서 ‘그것이 일어난 방: 백악관 회고록’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조종할 수 있었다고 적었다고 CNN방송이 18일 전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날 ABC방송 인터뷰에서는 북·미 정상이 1·2차 정상회담에서 배석자 없이 단독회담을 한 것은 북한의 요청 때문이었다며 김 위원장 외에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 배석자 없이 만날 것을 요청했는데 이는 “트럼프의 비위를 맞춰 원하는 것을 얻어내도록 조종하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주장했다.

볼턴 김정은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카펠라호텔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은 북한 노동신문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다음 날 보도한 것./사진=연합뉴스
볼턴 전 보좌관은 북한 비핵화 외교를 스페인의 남녀 2인 춤인 ‘판당고(fandango)’에 비유한 뒤 ‘한국의 창조물’이라며 “김정은이나 우리 쪽의 진지한 전략보다는 한국의 통일 어젠다에 더 많이 관련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 비핵화 외교가 정상 간 ‘톱 다운’ 방식으로 진행됐고,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정상회담, 그리고 문 대통령 특사의 방북 등으로 성사된 것임을 강조한 셈이다.

볼턴 전 보좌관은 또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정상회담을 갖는 데 필사적이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당시 회담에서 서로를 추켜세우며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낚았다(hooked)’고 표현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미 외교정책에 있어 강경론을 주장하는 대표적 매파로 지난해 2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영변 핵시설 폐기의 대가로 거의 모든 제재해제를 제안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는 데 일정 부분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CNN은 볼턴 전 보좌관이 회고록에서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전후와 진행 중에 나타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접근법에 대한 불일치에 관해 광범위하게 쓰고 있다며 그는 싱가포르 회담 이전에 북한이 붕괴하기를 바랐고,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독일 나치 정권의 유화 정책을 구사했다고 썼다고 전했다.

정의용 김정은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 비핵화 외교가 한반도 통일과 관련한 한국의 창조물이라며 미국의 전략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고 CNN방송이 18일(현지시간) 전했다. 사진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018년 9월 5일 북한 평양 노동당 본부 청사에서 악수를 하는 모습을 조선중앙TV가 그 다음날 보도한 것./사진=연합뉴스
ABC는 볼턴 전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과 거래가 개인적 관심을 국가적 관심보다 우선에 둔 또다른 사례라며 싱가포르 회담이 더 가까이 다가올수록 “점점 더 비관적으로” 됐다고 적었다고 밝혔다.

그는 “더 나빴다. 우리는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의 사령관인 김정은에게 트럼프 대통령과 자유로운 회담을 제공함으로써 그를 정당화하고 있었다”며 “나는 김정은을 만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열의에 가슴이 아팠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제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원했던 것을 가졌고,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원한 것을 가졌다”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관에 대한 비대칭성을 보여줬다. 그는 개인적 이익과 국가적 이익을 구분할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A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은 온통 재선 승리에 있다면서 지난해 6월 30일 판문점에서 있었던 김 위원장과의 회담도 사진찍기에 방점이 찍혀 있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볼턴 전 보좌관에 있어 김 위원장을 싱가포르에서 만나기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어리석은 실수”였고, 김 위원장을 백악관에 초대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바람은 “엄청난 규모의 잠재적 재앙”이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북한에 관한 대통령이 쓴 일련의 트윗이 “대부분 우스꽝스러운 것”이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볼턴 전 보좌관이 주장한 ‘리비아 모델’에 김 위원장이 분통을 터뜨렸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미친 존 볼턴이 (CBS방송의) ‘디페이스 더 네이션(Deface the Nation)’에 나가 북한을 위해 리비아 모델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을 때 다 망했다. 나와 잘 지내고 있었던 김정은은 그의 미사일처럼 분통을 터뜨렸고 당연한 일”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는 볼턴을 근처에 두고 싶어하지 않았다. 볼턴의 멍청하기 짝이 없는 모든 주장이 북한과 우리를 형편없이 후퇴시켰고 지금까지도 그렇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볼턴에게) 도대체 무슨 생각이었냐고 물어봤다. 그는 답이 없었고 그저 사과했다. 그게 초기였다. 그때 해임했어야 했다!”고 토로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원인 중 하나가 볼턴 전 보좌관의 ‘리비아 모델’ 등 강경론 때문이라는 주장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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