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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심의위 불기소 권고…부담 던 이재용 ‘뉴삼성’ 경영행보 속도

수사심의위 불기소 권고…부담 던 이재용 ‘뉴삼성’ 경영행보 속도

기사승인 2020. 06. 26.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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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기소 강행 부담…현재까지 심의위 권고 모두 수용
5G통신장비·파운드리 사업 부문 강화 위해 직접 나설듯
대기 장소로 들어서는 이재용 부회장<YONHAP NO-3665>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방문을 마치고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5월 19일 오후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공항 인근 대기 장소에 도착하고 있다./연합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가 26일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해 편법승계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불기소할 것을 권고하면서 이 부회장이 홀가분한 마음으로 ‘뉴삼성’을 위한 경영행보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이날 수사심의위가 검찰에게 이 부회장을 불기소하라고 권고했지만, 검찰이 그 결정을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수사심의위가 불기소 권고를 하더라도 검찰은 기소를 강행할 수는 있다. 다만 검찰은 그간 8차례의 심의위 권고를 모두 수용해왔다. 지금와서 심의위 권고를 무시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이 때문에 이번 심의위 결정으로 이 부회장과 삼성은 일단 한숨 돌리게 됐다.

다시 경영으로 눈을 돌리게 된 이 부회장은 우선 5G(세대 이동통신)통신장비 및 반도체 사업부문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당국이 화웨이를 밀어내기 위해 삼성에 5G 통신장비 시장을 열어주고 있어 이 부회장의 경영행보가 중요해지고 있다. 5G 통신장비 시장에 미국 업체가 없기 때문에 반(反)화웨이를 위해선 미국 당국이 삼성 아니면 에릭슨·노키아를 밀어줘야 하는 게 현실이다.

이미 삼성전자는 화웨이 제재의 반사이익을 제대로 보고 있다. 이달 초 캐나다 이동통신 사업자인 텔러스와 5G통신장비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작년말 캐다다, 올해 2월 미국, 지난 3월 뉴질랜드에 이어 네번째 현지 주요 이동통신사와 5G 납품계약이다. 시장조사기관 델오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세계 5G 통신장비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 10.4%로 4위에 불과하다. 5G 시장에서 점유율 확보가 절박한 때 미국이 준 기회를 잡아야 하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미국의 반화웨 움직임을 5G 외에도 파운드리 사업 강화의 기회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당국이 화웨이와 반도체 칩을 제공하는 대만 TSMC에 경계심을 드러내는 것을 이용해 애플·인텔 ·IBM 등 주요 고객들에게 수주물량을 더 받아낼 수 있다. 이를 위해 이 부회장이 미국을 방문해 팀 쿡 등 애플 CEO 등 주요 인사와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는 “글로벌 대기업하고 관계에서 이 부회장의 직접 움직이는 건 일반 전문경영인이 활동하는 거랑 무게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부회장은 글로벌 1위인 메모리 반도체에서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를 더욱 벌리는 ‘초격차’ 전략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그가 올해 들어 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현장경영을 한 건은 알려진 것만 7차례다.

지난달 평택 극자외선(EUV) 파운드리 라인에 이어 이달 초 낸드플래시 라인 투자를 발표하면서 이 부회장은 “어려울 때일수록 미래를 위한 투자를 멈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때 이 부회장은 코로나19 확산과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반도체 규제 등 앞으로 펼쳐질 위기상황에 대비해 반도체 사업부에 시나리오별로 대처할 수 있는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 마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결정으로 당분간 사법리스크에서 자유로워진 이 부회장은 실무진이 세운 계획을 점검하는 시간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대만과 중국 반도체 업체들이 협력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여러 대책을 세워뒀을 것”이라며 “아마 미국 팹리스와 협력 강화 안이나 시스템 반도체 관련 인수합병 등을 생각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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