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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열 회장 지분가치 2000억…‘인보사 사태’ 피해보상 가능성 제기

이웅열 회장 지분가치 2000억…‘인보사 사태’ 피해보상 가능성 제기

기사승인 2020. 06.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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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양유발 의혹' 오늘 구속여부 심사
재계 "바이오사업 투자 위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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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서울 강서구 코오롱원앤온리타워에서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이 퇴임을 밝히며 직원과 악수하고 있다./제공=코오롱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이 ‘넷째 자식’으로 비유했던 인보사케이주가 그룹을 뒤흔드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인보사는 골관절염 세포 유전자치료제로, 이 전 회장이 지난 19년 간 연구개발(R&D)에 공을 들인 바이오신약이다. 개발비용만 1000억원 이상을 투입할 정도로 인보사에 대한 이 전 회장의 애착도 깊었다.

1996년 이 전 회장이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내세웠던 것이 바로 바이오였다. 그룹 안팎의 우려에도 그룹의 체질 변화를 일궈내기 위해 이 전 회장은 바이오 사업을 지속 추진했다. 그 결과는 인보사 개발로 이어졌다. 무려 19년의 투자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도 그룹의 오너인 이 전 회장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해석이다. 이 전 회장이 지난 2017년 인보사의 양산을 앞두고 방문한 충주 공장에서 “내 인생의 3분의 1을 투자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을 정도다. 인보사가 이 전 회장에게 단순한 신약 중 하나가 아니었다는 얘기다.

현재 코오롱티슈진 등을 상대로 인보사 투약 환자, 투자자 등이 소송을 제기한 상태로 손해배상 규모는 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티슈진 분기보고서에 나온 소송가액만 985억원 규모다. 소송에서 패할 경우 코오롱 측에서 1000억원 이상의 피해보상을 해줘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특히 이번 검찰 수사에서 이 전 회장의 책임 여부가 입증될 경우 이 전 회장이 직접 사재를 털어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은 ㈜코오롱 49.74%, 코오롱인더스트리 1.21%, 코오롱생명과학 14.4%, 코오롱에너지 18.18%, 코오롱글로벌 0.38%, 코오롱환경에너지 19.03% 등이다. 이날 상장사의 종가 기준으로 이 전 회장의 보유 지분 가치는 약 1722억원 규모다. 비상장사 지분까지 더할 경우 지분 가치는 2000억원대가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향후 피해보상 과정에 이 전 회장이 참여할 경우 지분을 처분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앞서 인보사는 2017년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출시 초반만 하더라도 인보사는 ‘꿈의 신약’으로 불리며 성공가도를 달리는 듯 했다. 인보사는 사람의 연골세포가 담긴 1액과 연골세포 성장인자(TGF-β1)를 넣은 형질전환 세포가 담긴 2액으로 구성됐는데, 2액의 주성분이 연골세포가 아닌 종양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고 알려진 신장유래세포인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미국 FDA은 당시 진행하던 임상3상을 중단시켰고 국내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 취소 처분과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 최근 미국에서의 임상3상이 재개됐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인보사 사태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이 전 회장에 대한 구속심사도 30일 열린다.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인보사가 이 전 회장의 구속을 결정지을 변수로 떠올라 그룹을 흔들고 있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그룹의 총수가 신약의 성분까지 일일이 알 수 있었겠느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경영진이 적극적으로 신약 개발을 지원한 결과가 결국 검찰 조사로 이어지면 기업들이 바이오 투자에 소극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가 없다면 99%가 실패할 바이오 분야에 뛰어들 실무자는 없다”면서 “조작에 대한 검증은 별개로 1%의 희망과 도전과정을 곡해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밝혔다.

코오롱그룹 측은 “미국 FDA의 최근 인보사 임상 3상 재개 결정으로 신약개발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의 이번 조치를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며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이 성공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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