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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원 행장이 그려갈 기업은행 청사진…차기 리더 육성에도 힘써야

윤종원 행장이 그려갈 기업은행 청사진…차기 리더 육성에도 힘써야

기사승인 2020. 07. 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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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원 號, 기업은행 성과와 과제]<下>
코로나 사태로 中企지원 역할 중요
'비대면 서비스' 모바일뱅킹 앱 강화
연금보험 등 자회사 시너지 창출
주가부양책 마련 등 과제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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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원 기업은행장이 지나온 6개월은 시중은행장 누구보다 다사다난했다. 선임 과정부터 노조의 반대를 겪어야 했고 본격적인 경영에 들어서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터졌다. 윤 행장은 코로나19의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중소기업들을 위해 소방수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윤 행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워진 중소기업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자회사들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주가 부양책도 펼쳐야 한다. 기업은행의 최대주주는 정부이지만 일반주주들의 주주가치 제고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불어 차기 리더 육성을 위한 기틀도 만들어야 한다. CEO 인재 풀(Pool)을 갖추고 있어야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경영을 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 행장은 지난달 29일 CEO 레터를 통해 “코로나가 장기화될 경우 기업경영이 더 어려워지고 부실기업도 늘어날 것”이라며 “은행 내부적으로도 순이자마진 축소, 충당금 증가 등 경영여건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불요불급한 사업을 줄이고 비용구조를 합리화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는 노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행장의 고민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말이다. 전 세계적으로 불어 닥친 코로나19 발 위기를 겪고 있는 만큼 중소기업들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윤 행장은 은행 경쟁력을 높여 중소기업 지원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기 위해 ‘혁신금융’ 카드를 꺼내 들었다. 취임 직후 ‘혁신TF’를 만들었고 7월 하순에는 정기인사 및 조직개편을 통해 혁신금융 추진을 뒷받침할 예정이다. 혁신전략의 방향성은 조직개편 등을 통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윤 행장이 향후에도 중소기업의 지원군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기업은행의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기업은행은 현재 증권, 캐피탈, 자산운용, 연금보험 등 자회사들을 두고 있지만 은행을 제외하고는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는 곳이 없다. 특히 여러 개의 자회사를 두고 있음에도 별다른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신한금융지주나 KB금융지주의 경우 IB부문, 퇴직연금 등 일부 부문들에 대해 계열사들간 협업하는 매트릭스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은행도 은행을 중심으로 자회사들의 시장 경쟁력을 높여야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기반이 더욱 탄탄해질 수 있다.

디지털 부문 강화도 아직 갈 길이 멀다. 코로나19로 언택트(Untact, 비대면)의 중요성이 한층 높아지면서 금융권에서도 포스트 코로나에 대응한 디지털 경쟁력은 필수가 됐다. 이에 기업은행도 포스트 코로나 및 디지털화 시대에 대비해 차별화 전략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얘기다. 시중은행들도 디지털 부문 강화를 위해 해외 네트워크까지 확장하거나 비대면으로 가능한 서비스를 늘리는 등 강화하고 있다.

기업은행의 공적 역할이 강조되면서 주가도 주저앉은 상태다. 기업은행의 지난달 30일 종가는 8080원으로 52주 최고가 대비 43.1% 떨어졌다. 이는 유가증권에 상장된 은행 계열 금융사 가운데 낙폭이 가장 크다. 기업은행은 최대주주가 정부지만 소액주주가 30% 가량되기 때문에 주가 부양도 소홀히 할 수 없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은 코로나19로 건전성 우려가 있고 금융당국에서도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며 “이에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지만 허용 범위내에서 이익을 주주에게 환원하기 위해 고배당주 역할을 지속적으로 이어가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기업은행은 지난 10년 가까이 내부 출신 행장들을 배출해왔다. 그러다 정통 관료 출신인 윤 행장이 들어서면서 이 관례는 깨졌다. 물론 기업은행장 임명 과정이 금융위원장 제청,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다. 다만 은행의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보면 외풍을 막고 은행을 가장 잘 알고 이끌 수 있는 차기 은행장을 배출할 수 있는 프로그램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석근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소위 ‘관치금융’ 인사를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지만 해당 기관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CEO 인재 양성 프로그램 등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며 “기업을 운영하려면 그곳을 이해하는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은행의 주 고객층이 중소기업인데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타격을 입는 곳도 중소기업”이라며 “기업은행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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