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기자의눈] 대형마트의 ‘애견보관함’ 실효성 의문

[기자의눈] 대형마트의 ‘애견보관함’ 실효성 의문

기사승인 2020. 07. 02. 16:56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우남희
대형마트에는 애견인들의 쇼핑 편의를 위해 마련된 ‘애견보관함’이 있다. 우리가 흔히 물건 맡길 때 볼 수 있는 ‘물건보관함’과 같은 철제구조물에 반려동물이 숨 쉴 수 있도록 구멍을 뚫어놓은 것이다. 애견인의 편의를 위한 업계 노력의 하나이겠지만 그 실효성을 두고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적지않다

국내 반려동물 인구는 1000만명을 넘었고 펫시장 규모 역시 3조원대로 커졌다. 하지만 애견보관함의 민낯을 보면 대기업의 반려동물 보호에 대한 인식은 이런 성장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같다.

최근 유통 대기업들은 펫시장 공략을 위해 자체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반려사업을 통한 수익창출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정작 애견인들을 위한 쇼핑환경·서비스는 열악해 보인다. 마트 내를 둘러 보면 반려동물 관련 제품은 제법 잘 정리돼 있다. 애견보관함의 모습은 딴판이다. 애견보관함을 지나칠 때마다 “저런 곳에 반려동물을 두고 쇼핑할 수 있을까”, “더 나은 시설 마련은 어려운걸까”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좁은 공간에 애견을 방치하는 것이 동물학대라는 지적이 애견인들 사이에서 나온다. 실제 2018년에는 애견보관함에 반려동물을 장시간 방치하는 사건 등이 잇따라 논란을 빚기도 했다.

물건보관함에 숨 쉴 수 있는 구멍을 뚫어놓은 건 그나마 발전된 모습이다. 초반에는 물건보관함과 별다른 차이조차 없었다. 물론 반려동물 보호를 위해 애쓰는 대기업들도 있다. 이마트는 애견보관함을 없애고 몇 지점에서는 펫샵을 통해 반려동물을 돌봐 주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보관함을 이용하는 견주의 문제도 분명히 있겠지만 몇 년째 바뀌지 않는 대형마트의 시설과 서비스에 아쉬움이 남는다.

국내 반려동물 시장이 짧은 시간 내 급성장한 탓에 반려인과 비반려인 사이에서 갈등이 일어나는 등 반려동물에 대한 문화가 아직까지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다. 펫시장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인 유통 대기업들은 업계의 이 같은 현실을 감안해 반려동물 관련 시설과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성장하는 반려동물 산업수요에 선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서비스 마련이 필요하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