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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하추상 발전 이끈 ‘파이프 화가’ 이승조 30주기 회고전

한국 기하추상 발전 이끈 ‘파이프 화가’ 이승조 30주기 회고전

기사승인 2020. 07. 05.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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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이승조: 도열하는 기둥' 전 온라인개막
이승조 인물 사진_유족제공
‘파이프 화가’ 이승조의 생전 모습./유족 제공
이승조(1941~1990)는 파이프를 연상시키는 원통 단위를 조형 언어로 제시해 ‘파이프의 화가’로 불린다. 원통 이미지를 다양하게 변주해 착시효과를 만들어내는 ‘핵’(核·Nucleus) 작업으로 한국 화단에서 보기 드문 엄격한 기하학적 추상의 한 전형을 이룩한 화가로 평가받는다.

국립현대미술관이 한국 기하추상의 발전을 이끈 이승조의 30주기 회고전 ‘이승조: 도열하는 기둥’을 마련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지난 1일부터 10월 4일까지 열릴 예정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당분간 현장 관람은 할 수 없다. 대신 국립현대미술관은 인스타그램(instagram.com/mmcakorea)을 통해 온라인으로 전시를 먼저 공개했다. 전시를 기획한 이정윤 학예연구사의 실감나는 설명과 함께 약 30분 분량의 전시 동영상을 관람할 수 있다.

이승조는 1968~1971년 당시 추상회화의 입상이 드물었던 보수적인 국전에서 4년간 연이어 수상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현상학이론, 개념미술, 미니멀리즘 등 외부에서 유입된 현대미술 흐름에 적극 호응했고 1970년대 중반 이후 단색화와의 연계성을 가지면서도 스스로 개척한 ‘핵’의 고유성을 놓지 않았다. 1988년에는 미국 미술에 강한 인상을 받아 회화와 오브제의 접목을 시도하며 알루미늄과 황동, 나무 패널들이 캔버스를 대체하는 새로운 실험을 전개했지만 성과를 보지 못한 채 1990년 타계했다.


이승조, 핵 87-99, 1987, 캔버스에 유채, 200x400cm. 유족소장
이승조의 1987년작 ‘핵 87-99’./제공=국립현대미술관
이번 전시는 작가가 전 생애에 걸쳐 매진했던 ‘핵’의 예술적 본질을 찾아가는 여정을 보여준다.

1968년부터 1990년까지 그가 마주했던 시대와의 관계 안에서 탄생한 회화와 창립동인으로 활동했던 전위적인 그룹 오리진(Origin)과 한국아방가르드협회(AG)에 관한 자료를 소개한다.

색 면과 색 띠의 나열 사이에서 원기둥 모티프가 처음 등장한 ‘핵 10’(1968)과 제3회 오리진 회화전에 출품된 후 대중에게 소개된 적 없는 ‘핵 G-70’(1969)을 비롯해 회화 90여점, 자료 50여점이 나왔다.

캔버스의 평면과 조형 간의 구조적인 논리를 추구한 이승조의 작품은 광학적이고 시각적인 옵아트(Op art) 특징이 강하다. 당시로써는 이례적인 매끄럽고 기계적인 표현은 평붓 사용과 사포질이라는 반복적인 노동과정, 종이테이프를 이용한 작가의 독자적인 채색 방법으로 가능했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현재 단색화의 국제화가 있기까지 초석을 놓고 한국 기하추상의 태동을 주도한 이승조의 독자적인 작품 세계 및 미술사적 위치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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