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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시설 화재...미국·이스라엘 등 지원 파괴 작전 의혹

이란 핵시설 화재...미국·이스라엘 등 지원 파괴 작전 의혹

기사승인 2020. 07. 06.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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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나탄즈 핵시설 화재로 원심분리기 개발·생산 지체"
핵시설 화재 후 발전소 등 2건 화재·폭발
폼페이오 미 국무 "이란, 지금보다 50배 우라늄 농축 가능"
이스라엘 "이란 핵 허용 않는 장기정책 보유"
Iran Nuclear
이란 정부는 5일(현지시간) 이란 중부 나탄즈의 우라늄 농축 시설이 지난 2일 발생한 화재로 큰 피해를 입었으며 첨단 원심분리기 생산 속도가 늦춰줄 수 있다고 인정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사진은 이란 원자력청이 2일 공개한 나탄즈 핵시설 모습./사진=이란원자력청 AP=연합뉴스
이란 정부는 5일(현지시간) 이란 중부 나탄즈의 우라늄 농축 시설이 지난 2일 발생한 화재로 큰 피해를 입었으며 첨단 원심분리기 생산 속도가 늦춰줄 수 있다고 인정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같이 전하고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 원심분리기를 위협으로 보고 있으며 고의적인 공격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이란인터내셔널이 공개한 위성사진에는 2일 오전 발생한 화재로 건물 대부분이 불에 타 시커멓게 그을린 흔적이 있고, 파편이 주변 곳곳에 흩어져 있어 큰 폭발이 일어난 것을 보여준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이란 당국은 당초 나탄즈 핵농축 시설의 외부 ‘산업용 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주요 핵시설의 활동에는 지장이 없다고 발표했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전문가들은 화재가 우라늄을 핵연료로 만들기 위해 극심한 속도로 회전하는 첨단 원심분리기가 있는 곳에서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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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들베리 국제정치 연구소의 제임스 마틴 핵확산금지 연구센터 전문가들이 분석해 3일(현지시간) 공개한 이란 중부 나탄즈의 우라늄 농축 시설의 위성사진./사진=플래닛 랩스(Planet Labs) 제공 AP=연합뉴스
베흐루즈 카말반디 이란 원자력청 대변인은 이날 당초 발표와 달리 이번 화재로 첨단 원심분리기의 개발·생산이 중기적으로 지체될 수 있다며 파손된 건물을 보다 발전된 장비를 갖춘 더 큰 것으로 교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말반디 대변인은 이날 “더 많은 신형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가 불이 난 건물에서 생산될 예정이었다”라며 “계측 장비와 정밀한 설비가 화재로 일부 파괴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화재로 나탄즈의 우라늄 농축을 위한 주요 시설에는 지장이 없다”면서도 “더 크고 더 첨단화한 설비를 갖춘 원심분리기 생산 시설을 재건축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보 관련 기관이 화재의 원인을 알아냈지만 국가 안보와 관련된 문제라 그들이 외부로 공개되기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나탄즈 핵시설 사고 이후 4일 이란 남서부 지역의 발전소 등에서 화재와 폭발을 동반한 2건의 사고가 발생했는데 이는 이란이 조직적이고 국가가 지원하는 파괴 행위(sabotage) 작전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의혹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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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원자력청이 2019년 11월 5일 공개한 이란 중부 나탄즈의 우라늄 농축 시설 내부 모습./사진=이란 원자력청 AP=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이란의 첨단 원심분리기를 통해 현재보다 최대 50배 빠르게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말반디 대변인도 “불이 난 건물은 미국이 2018년 5월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탈퇴한 이틀 뒤 최고지도자의 지시에 따라 건설을 시작했고, 화재 전까지 이 건물에서 원심분리기 개량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고 말해 폼페이오 장관의 언급에 신빙성을 더했다.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날 이스라엘 라디오에 “이란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이 우리와 반드시 연관된 것은 아니다”며 “이 모든 시스템은 복잡하고, 매우 높은 안전 제약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란이) 항상 그것들을 유지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참모총장을 지낸 가비 아시케나지 외무부 장관은 예루살렘에서 진행된 한 포럼에서 나탄즈 사고 관련 질문을 받고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기 획득을 허용하지 않는 장기 정책을 갖고 있다며 “이란에서의 우리의 행동은 언급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가디언은 간츠·가비 장관의 신중한 진술은 최소한 어떤 사건들은 재해가 아니라는 의심을 불식하지 못했다고 해석했다.

나탄즈 핵시설은 2010년 컴퓨터 바이러스 ‘스턱스넷’의 공격을 받아 원심분리기 일부가 수개월간 멈추는 피해를 봤다. 당시 이 공격의 배후로 미국·이스라엘의 정보기관이 지목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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