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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없는 서울, 시민들의 삶의 공간이 넓어진다

자동차 없는 서울, 시민들의 삶의 공간이 넓어진다

기사승인 2020. 07. 08.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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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보행환경 개선사업 서울 전역 확대 방침
2019년 말 기준 서울의 등록 자동차 대수는 312만4157대다. 서울시 면적(605.25㎢)을 감안하면 가로 세로 각 100m 공간 안에 자동차가 52대씩 있는 셈이다. 동일 단위면적에서 일본 도쿄(9.1대, 2014년), 미국 뉴욕(16.9대, 2014년)과 비교해보면 서울이 얼마나 자동차로 가득한 도시인지 실감할 수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기본 이동권’인 보행권은 소외됐다는 것이다. 차도에만 집중하느라 보행로에는 소홀했기때문이다. 해외 대도시와 비교해봐도 서울의 보행환경은 지극히 열악하다. 뉴욕 맨해튼 5번가는 전체 도로면적 중 보도가 차지하는 비율이 45.8%, 파리 샹젤리제 거리는 보도비율이 57.4%에 달한다. 그러나 서울 중심가인 종로는 보도비율이 겨우 27.8%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보행권을 존중해달라는 서울 시민들의 바람은 조금씩 실현되고 있다. 서울시는 2016년 발표한 ‘걷는 도시, 서울’ 종합계획에 따라 2017년 ‘서울로7017’과 종로 보행특구, 2018년 을지로 보행특구를 조성했다. 그 결과 ‘서울로7017’ 주변은 개장 1년 만에 주중·주말 평균 보행량이 25%나 증가했다.

보행량 증가는 상권 활성화로 이어지는 효과도 가져왔다. 시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로7017’ 개장 후 작년까지 2년간 주변 소매사업자는 140% 늘어났으며 카드매출액 또한 4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지난해 4~10월 청계천로와 덕수궁길을 토요일 낮 시간대 차 없는 거리로 지정해 운영한 결과, 방문객 증가로 매출이 늘어나 차 없는 거리 정례화를 희망하는 상가가 70%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탄력을 받은 서울시는 올해를 기점으로 보행환경 개선 속도를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당장 이번 달부터 세종대로 사거리~서울역 교차로 1.5km 구간을 양방향 9~12차로에서 7~9차로로 줄이고 보행로를 확대하는 세종대로 도로공간 재편사업을 시작한다.

또 올해 안에 시청역~동대문역사문화공원 사거리 2.5km 구간, 종로3가~충무로역 사거리 1km 구간, 종로4가~퇴계로사거리 0.9km 구간에 대해서도 공간재편사업이 시작될 예정이다.

아울러 도심권에 집중돼있던 보행환경 개선을 서울시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시는 이미 2013년부터 서울 각 자치구와 협력해 48개소에 대한 보행환경개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중 29개소는 사업이 완료됐고 19개는 추진 중이다.

보행로를 신규로 설치하거나 확대하고, 도로 폭이 좁아 보행로 설치나 확대가 어려운 이면도로는 과속방지턱, 고원식 횡단보도, 돌출형 보행로를 설치해 차량 통행보다 보행자의 안전을 우선시하는 사업이다.

보행자의 보행권을 침해하고 안전문제까지 일으켰던 거리가게 정비도 활발히 시행 중이다. 시는 2018년 6월 ‘서울시 거리가게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도시미관과 상인 생계능력 등을 고려해 거리가게 허가제를 도입했다. 그 결과 2017년 5704개에 달하던 무허가 노점상이 작년 10월에는 4790개소로 1000개소 가까이 줄어들며 거리가게가 차지하고 있던 공간이 시민들의 보행공간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이미 영등포구는 지난해 9월 영등포역~영등포시장 사거리에 이르는 영중로의 무허가 노점상을 일제 정비해 45개의 허가제 거리가게로 탈바꿈시켰으며, 관악구도 신림역 일대 거리가게 시범사업을 통해 난립해있던 노점상을 22개의 허가제 가게로 정비할 예정이다.

황보연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보행환경 개선사업은 단순히 도로를 정비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활동할 수 있는 삶의 공간을 넓혀 드리는 사업”이라며 “그동안 누리지 못했던 걷기의 즐거움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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