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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3차 북·미회담, 보여주기식 이벤트는 안 돼

[사설] 3차 북·미회담, 보여주기식 이벤트는 안 돼

기사승인 2020. 07. 0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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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 대선 전 3차 북·미 정상회담에 긍정적 견해를 밝혔다. 트럼프는 현지시간 7일 미 그레이TV 인터뷰에서 “나는 그들이 만나고 싶어하고 우리도 분명 그러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도 강조했다. 이른바 ‘10월의 서프라이즈(October Surprise)’가 현실로 나타날지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발언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사가 서울에서 한국의 대북정책을 적극 지지한다는 의지를 확인한 가운데 나와 기대감을 키웠다.

3차 북·미 회담은 트럼프와 김정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절실한 과제다. 트럼프는 대선 표를 의식해야 하고, 김정은은 제재 완화가 생사의 문제다. 문 대통령은 중재자 역할이다. 하지만 세 사람의 계산법이 달라 성사 여부는 두고 봐야 한다.

존 볼턴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트럼프가 11월 대선에서 열세에 몰리면 기사회생 방안으로서 10월에 김정은과 회담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은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미국과 마주 앉지 않겠다고 선언은 했지만 큰 것을 얻어 내려면 ‘톱다운’ 방식을 즐기는 트럼프와 만나야 한다.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보다 트럼프가 상대하기 쉽다고 생각하는 게 북한이다.

우리가 경계하는 것은 3차 북·미 회담이 자칫 이벤트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북한이 실질적 비핵화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회담이 열려도 싱가포르나 하노이 회담의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최악의 경우 악수하고 사진만 찍는 일이 또 벌어질 수도 있다. 깜짝쇼나 이벤트는 순간적으로 관심을 끌 수는 있어도 문제 해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트럼프는 북한을 똑바로 봐야 한다. CNN은 8일 평양 일대에서 핵 개발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곧 대륙간 탄도미사일이나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거란 얘기도 많이 나온다. 이런데도 북한이 운반수단이 없다, 미국과 9000마일이 떨어졌다고 말하는 게 트럼프다. 3차 북·미 회담이 열리더라도 결코 이벤트나 깜짝쇼가 돼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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