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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백선엽·박원순 죽음… 과보다 공을 크게 보자

[사설] 백선엽·박원순 죽음… 과보다 공을 크게 보자

기사승인 2020. 07. 12.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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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 영웅 백선엽 장군이 10일 향년 100세로 별세했다. 하루 전에는 시민운동의 대부 박원순 서울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백 장군은 육군장(葬)으로 대전현충원에 안장되고, 박 시장은 서울시장(葬) 후 선영으로 간다. 두 사람을 보는 정치권의 평가는 극과 극이다. 장례 절차를 두고도 사회가 갈등을 빚고 있다. 망자 앞에서 나라가 두 동강 나 안타깝다.

백 장군은 6·25 전쟁 당시 낙동강 전투와 38선 돌파 작전 등을 지휘해 북한 남침으로부터 조국을 구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큰 별이 졌다”고 했고,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은 백 장군을 “영웅이자 국가의 보물”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일제 때 간도특설대에서 활동했다는 이유로 한 시민단체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이 올라 있다.

박 시장은 시민운동과 인권운동, 여성운동을 열심히 했다. 참여연대, 아름다운 재단 등에도 관여하며 시민운동을 개척하는 데 앞장섰다. 9년이나 민선시장을 하며 살기 좋은 서울 만들기에 힘을 쏟았다. 여권의 유력한 대선 잠룡 중 하나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전직 여비서에 의해 성추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됐다. 고소 하루 뒤 극단적 선택을 해서 의혹이 부풀려지고 있는 상황이다.

두 고인은 과(過)가 있음에도 국가와 사회에 영향을 미친 지도자다. 문제는 정치권의 편향된 태도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2일 밤 9시에야 백 장군을 조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 차원의 논평은 없다고 한다. 미래통합당은 박 시장을 조문하지 않고 공세적이다. 정치권은 이해관계를 떠나 죽은 자와 유족에 대해 최소한의 예의는 갖추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잘잘못이 있다. 현재와 과거, 한국과 세계 지도자 가운데 공과가 없는 사람은 없다. 백 장군과 박 시장도 그렇다. 정치권은 자기 시각에서 상대방의 과(過)만 봐선 안 된다. 대한민국이라는 큰 틀에서 공(功)을 크게 봐야 한다. 그래야 사회통합이 이뤄지고 백선엽 장군의 현충원 묘소의 파묘 주장과 같은 황당한 말이 나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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