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전략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추행 피소 후 스스로 생을 마감한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대표 차원의 사과가 사흘 만인 13일에 나왔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고위전략회의 시작 전 “박 시장의 장례를 마쳤다. 예기치 못한 일로 시정 공백이 생긴 것에 책임을 통감하며 피해를 호소하는 여성의 아픔에 위로를 표한다”면서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된 것에 사과드린다. 당은 앞으로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성추행 피해를 호소하는 전직 비서의 고소 사실을 당에서 사전 인지했는지에 대해선 “몰랐다”고 주장했다.
이는 같은 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열린 박 시장 고소인 측의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 종료 직후 나온 민주당의 공식 입장이다.
한편, 박 시장의 사망 이후 공동장례위원장까지 맡으며 적극 엄호했던 이 대표가 급작스레 태도를 바꾼 것을 놓고 급속도로 차가워진 ‘여론’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된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0일 박 시장의 조문을 마치고 나온 후 “고인에 대한 의혹과 관련 당 차원에서 대응할 계획이 있느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XX 자식”이라는 욕설로 대응하며 날선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