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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충당금·사모펀드 비용만 7000억원…발목 잡힌 신한·KB·하나·우리금융

코로나 충당금·사모펀드 비용만 7000억원…발목 잡힌 신한·KB·하나·우리금융

기사승인 2020. 07.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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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관련 추가 충당금 3700억원
사모펀드 사태 피해보상 등 악영향
2분기 순익 2조8000억원에 그칠 듯
4대 금융 순익 7~30% 하락 전망
리스크 관리·수익성 방어 과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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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째 높은 성장세를 이어오던 신한·KB·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그룹이 올해는 힘든 한해를 보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위축에 더해 잇단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기업과 개인고객에게 32조원에 육박하는 대출이 나갔지만, 이자보다는 대출 부실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라임펀드 사태 관련 비용이 2분기부터 본격 적용된다. 코로나 추가 충당금과 사모펀드 환매중단 비용으로 2분기에 순익이 7000억원 가량 증발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때문에 4대 금융그룹의 2분기 순익이 적게는 7%에서 많게는 30% 넘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더 많은 대손충당금은 쌓아야 하는 데다, 라임에 이어 옵티머스펀드 등 다른 사모펀드 사태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번 돈 상당부분을 충당금이나 사모펀드 비용으로 써야 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의 2분기 지배주주 순이익 규모는 2조80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4%가량 줄어든 수치다. 금융그룹별로 보면 우리금융의 순익 하락폭이 30%를 넘어, 4대 금융 중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이어 신한금융(-20.1%), KB금융(-11%), 하나금융(-7.4%) 순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금융그룹이 2분기 실적 부진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는 코로나19 사태와 라임펀드 등 잇단 사모펀드 환매중단으로 관련 비용이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피해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시중은행은 이달 10일까지 신규대출 31조6000억원과 만기연장 43조3000억원 지원했다. 저금리로 은행권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하면서 핵심 수익원인 이자수익은 제자리걸음이다. 반면 금융그룹의 순익을 깎아먹는 대손충당금과 사모펀드 관련 비용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2분기에 은행권에서 쌓을 것으로 추정되는 코로나19 관련 추가 충당금은 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이 중 4대 금융그룹 계열 은행에서만 3700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전입할 것으로 보인다. 김도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예비성 충당금 전입이 전망된다”면서 “실제 연체나 부실이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금융당국의 요구에 따라 보수적으로 전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 5월 열린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외형확대를 자제하고 충당금과 내부 유보를 늘리는 등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손실흡수 능력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고 당부했었다.

사모펀드도 이들 금융그룹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촉발된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과 독일헤리티지DLS, 이탈리아 헬스케어펀드 등 잇단 사모펀드 환매중단으로 관련 비용도 쌓아야 하기 때문이다.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는 라임 무역금융펀드 전액 반환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은 830억원, 하나금융 360억원, 우리금융은 690억원을 배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더해 신한, 우리, 하나금융이 라임펀드와 관련해 50%의 가지급을 결정했고, 이외에도 독일헤리티지DLS와 이탈리아 헬스케어펀드와 관련해서도 가지급을 하기로 한 만큼 관련 비용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은 1500억원, 우리금융 1000억원, 하나금융도 700억원 규모의 비용을 2분기에 반영할 것으로 관측된다.

게다가 하반기에도 코로나 장기화와 함께 사모펀드 사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리스크 관리 및 수익성 방어는 이들 금융그룹의 과제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관련 리스크는 본격화되지 않았는데, 사태 장기화로 경기위축이 심화되면 한계기업의 도산이 이어지고, 리스크는 금융권으로 전이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라임펀드 관련 비용 처리는 이제 시작인데, 옵티머스펀드 등 다른 사모펀드 문제도 계속 발생하고 있어 금융지주들의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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