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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0.5%로 동결… 실효하한·부동산 불안 등 고려(종합)

한은, 기준금리 0.5%로 동결… 실효하한·부동산 불안 등 고려(종합)

기사승인 2020. 07. 1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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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6 통화정책방향 총재 기자간담회_사진3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이후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제공=한국은행
한국은행이 시장 예상대로 16일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직무 연관 주식을 뒤늦게 매각하고 이날 회의에 참여한 조윤제 금융통화위원을 포함해 위원 7명 모두 만장일치로 동결에 찬성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반에 비해 상대적으로 금융시장이 안정적인 동시에, 부동산 등 자산시장이 과열 상태인 것을 고려할 때 추가 인하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분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이날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0.5%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 3월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기존 1.25%에서 0.75%로 기준금리를 빠르게 내리는 ‘빅컷’ 결정을 단행했다. 이후 5월 금통위에선 0.75%에서 0.5%로 내리는 추가 인하를 통해 2개월 새 금리를 0.75%포인트나 떨어뜨렸다.

이날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금통위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 시까지 한은 기준금리를 현 수준(0.5%)에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며 “코로나19 확산세 지속에도 불구하고 경제 활동이 점차 재개되면서 세계 경기 위축이 다소 완화됐다”고 밝혔다.

다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 전망은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금통위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지난 5월 전망치(-0.2%)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통위는 “국내경제는 민간소비가 경제활동 제약 완화, 정부 지원책 등에 힘입어 반등했으나 수출 감소세와 건설투자 조정이 이어진 가운데 설비투자 회복이 제약되면서 부진한 흐름을 지속했다”며 “고용 상황은 큰 폭의 취업자수 감소세가 이어지는 등 계속 부진했으며, 앞으로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완만한 개선 흐름을 나타내겠지만 소비와 수출의 회복이 당초 전망보다 다소 더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금융·외환시장이 비교적 안정적인 반면 부동산·주식 등 자산 시장이 과열된 상황에서 금리를 더 내리기 어려웠을 것으로 분석된다. 금통위는 의결문에서 “금융시장은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축소 등에 힘입어 안정된 모습을 나타냈고, 주가가 상승하고 원·달러 환율이 상당폭 하락했으며 장기시장금리는 좁은 범위에서 등락했다”며 “가계대출은 증가규모가 전월에 비해 크게 확대됐으며 주택가격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오름세가 확대됐다”고 밝혔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통위 직후 열린 간담회에서 “5월 전망 당시엔 코로나19 확산세가 하반기 중 수그러들 것으로 전제했지만, 현재 7월 둘째주인데도 오히려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속화하고 있다”면서 “이에 6월까지 좋지 않았던 수출은 3분기 다소 나아지더라도 개선세가 지연될 것으로 보이며, 성장률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5월 28일 한은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올해 우리나라 실질 GDP 성장률이 -0.2%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성장률은 코로나19 세계적 확진자 수가 2분기 정점을 찍고 하반기 안정된다는 전제에 기반한 것으로, 확진자 수가 3분기까지 늘고 확산이 장기화하는 ‘비관적 시나리오’에선 올해 성장률 감소폭을 -1.8%로 내다봤다.

이에 현재 워스트(최악) 시나리오에 가까워졌는지 묻는 질문에 이 총재는 “향후 전망은 코로나19 전개상황에 달려있다”면서도 “그래도 현재 ‘워스트’ 시나리오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이날 실효하한과 관련해 이 총재는 “(현 기준금리가) 실효하한 수준에 근접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국내외 경기 부진이 심화, 통화도 추가완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금리 외 대출, 공개시장 운영 등 다른 정책수단을 활용해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경에 따른 국채 발행 증가로 장기금리가 오른다면 한은이 국채를 적극 매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3차 추가경정예산 집행이 성장률을 약 0.1~0.2%포인트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날 금통위를 앞두고 학계·연구기관·채권시장 전문가들 대부분은 ‘금통위원 만장일치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현 0.5% 수준의 기준금리만으로도 현실적으로 내릴 수 있는 최저 금리 수준인 ‘실효하한’이라는 의견이 많은 만큼, 한은이 추가 인하에 부담을 느낄 것으로 분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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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이후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제공=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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