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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아시아 여성 인종차별 사례 급증

호주에서 아시아 여성 인종차별 사례 급증

기사승인 2020. 07. 26.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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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지역사회에서 반 아시아 정서를 촉발시켜
식민지 시대 이후 오래 지속된 인종차별주의 역사의 일부라는 주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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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호주에서 인종차별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호주시드니 차이나 타운(사진=피엑스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호주에서 인종차별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호주 공영방송 에이비시(ABC)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아시아 호주 연합이 실시한 인종차별에 관한 온라인 설문조사 중간결과를 인용, 코로나19로 반아시아 정서가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사는 올해 4~6월 사이 싱크탱크 퍼 퍼스낼리티와 아시아 호주 연합이 실시했으며, 아시아계 배경을 가진 약 400명이 응답했다. 응답자 중 65%는 여성이었고 49%는 중국인이었다.

보고에 따르면 전염병 기간 반 아시아 인종 차별의 가장 흔한 대상이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흔한 인종 차별은 전체 사례 중 35%를 차지한 인종적 비방이나 욕설이었으며, 침을 뱉거나 재채기를 했던 사례가 9%, 언어적 위협 8%, 물리적 위협도 6%에 달했다.

설문조사에 응한 시드니에 거주하고 있는 19세의 베트남계 호주 여성은 코로나바이러스를 호주로 가지고 왔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녀는 가해자가 “발로 차려고 했다”고 말하고, “아시아계 게으름뱅이”라고 불렀다고 주장했다.

이번 조사를 주관한 오스먼드 치우 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결과가 코로나19가 어떻게 지역사회에서 반아시아 정서를 촉발했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와 관련된 스트레스와 두려움이 지니를 병 밖으로 나오게 했다. 그것을 퇴치하려는 진정한 노력이 없는 한, (인종차별이) 늘어날까 봐 두렵다.”고 말했다.

그는 90%의 피해자가 인종차별 사건을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다면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 게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신고하려고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퀸즐랜드에 거주하는 79세의 젝 링 씨는 전염병 발생으로 인종차별이 늘어나는 일이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1990년대에 극우 정치가 폴린 한슨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던 링 씨는, 코로나19 시대에 급증하는 인종차별은 식민지 시대 이후 오래 지속된 인종차별주의 역사의 일부라고 말했다.

링 씨는 “전염병이 만연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의 기원에 대한 중국 책임론은 유감스러운 일이었다”고 하면서, 호주의 “메가폰 외교”는 긴장을 악화시킬 뿐이라고 주장했다.

멜버른에 거주하는 중국계 작가 징화첸은 트위터를 사용하는 동안 인종적 댓글이 급증했다면서, “올해 초부터 코로나19에 대해 (소셜미디어에) 전혀 올리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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