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북, 코로나 의심 탈북민 월북에 ‘최대비상체제’ 격상

북, 코로나 의심 탈북민 월북에 ‘최대비상체제’ 격상

기사승인 2020. 07. 26. 18:11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코로나 확산 책임 한국에 돌리려는 의도로 분석
국제사회에 보건·방역 지원 요청 메시지 해석도
김정은, 당 정치국 비상확대회의 소집…코로나로 개성봉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긴급소집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의심되는 탈북민이 개성을 통해 월북한데 따른 조치로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이행키로 하고 개성시를 완전 봉쇄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지난 2017년 탈북한 A(24)씨가 3년만에 군의 경계망을 뚫고 월북한 것으로 26일 추정되면서 향후 남북관계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사안이 긍정적인 일은 아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연결고리로 남북 대화 재개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기대도 나온다.

북한 매체의 이날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코로나19가 의심되는 상황이다. 물론 확인이 필요한 사안이긴 하지만 한국에서 감염된 후 월북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에 북한은 A씨의 의심증상을 확인한 지난 24일 오후 개성시를 완전 봉쇄한데 이어 2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소집하고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격상하는 특급경보를 발령했다.

또 A씨를 철저히 격리하고 지난 5일간 개성시에서 A씨와 접촉한 모든 대상들과 개성시 경유자들을 철저히 조사 장악하고 검진·격리 조치하고 있다.

특히 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지난 6개월간 전국적으로 각 방면에서의 강력한 방어적 방역대책들을 강구하고 모든 통로들을 격폐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내에 악성비루스가 유입됐다고 볼 수 있는 위험한 사태가 발생했다”고 지적하며 보다 강력한 비상방역체계를 주문했다.

북한의 이 같은 반응은 북한 내 코로나19 확산의 책임을 남측에 돌리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공식적으로 코로나19 감염사례를 보고하지 않았던 북한이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한 것은 향후 발생하는 코로나19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반면 북한이 한국을 포함한 외부에 방역 지원을 요청하는 신호라는 분석도 있다. 이미 북한 스스로 코로나19 방역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됐고 이번 기회에 남북 보건협력 등을 시도하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이인영, 남북 보건·방역 협력 제안 관측

일각에서는 이런 측면에서 남북이 코로나19 방역이라는 연결고리로 대화를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북한이 A씨에 대해 여러 차례 검사를 했다고 하면서도 ‘확진자’로 특정하지 못한 것은 그만큼 북한의 진단능력이 뒤떨어 진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가 진단키트 제공 등을 제안할 경우 북한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이번주 취임할 것으로 보이는 이인영 새 통일부 장관이 남북관계의 복원을 위해 남다른 의욕을 보이는 만큼 첫 과제로 남북 보건·방역 협력을 제안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성장 “북한과 방역 협력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이날 “올해 초부터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북·중 국경을 전면 폐쇄하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했는데 이번 일로 북한 지도부가 큰 충격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 센터장은 “북한에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검사장비가 부족하고 치료시설은 거의 부재한 상황이기 때문에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북한 지도부의 우려와 공포심은 외부세계에서 막연하게 추정하는 것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 센터장은 “이번 탈북민의 월북 사태가 반북 성향 탈북자 단체의 기획이나 한국정부의 묵인 아래 이뤄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번 사태가 남북관계에 미칠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정 센터장은 “이번 사태는 북한이 코로나19 방역에 자신감을 갖게 되지 않는 한 남북 대화나 교류의 재개도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어 한국정부가 남북교류를 재개하기 원한다면 북한과의 방역 협력에 향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