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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뭐볼까] ‘강철비2:정상회담’ 현실과 상상의 조화…잠수함전은 덤

[영화 뭐볼까] ‘강철비2:정상회담’ 현실과 상상의 조화…잠수함전은 덤

기사승인 2020. 07. 29.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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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은 현실과 상상을 오가는 이야기를 통해 묵직한 물음을 던진다./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칠흑 같은 어둠만이 존재하는 심해, 남북미 정상이 갇힌 핵잠수함이 있다. 제멋대로인 미국 정상과 답답함을 호소하는 북한 정상 사이에서 대한민국 정상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마치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데자뷔가 느껴진다.

새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이하 ‘강철비2’)은 리얼리티로 시작해 판타지로 끝난다. 남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달려온 대한민국 대통령 한경재(정우성), 하지만 뜻대로 진행되지 않는 회담 속 갈등하는 북한 최고지도자 위원장(유연석)과 미국 대통령(앵거스 맥페이든). 평화협정을 앞두고 당사자이지만 어디에도 사인할 곳 없는 한경재의 모습은 가슴 아플 정도로 현실적이다.

평화협정이 바스러지는 그때, 북의 강경파인 호위총국장(곽도원)이 쿠데타를 일으킨 장면을 시작으로 상상의 나래가 펼쳐진다. 세 정상은 북한 핵잠수함 함장실에 갇히고 심해를 향해 간다. 넓고 넓은 회담장에서 숨마저 아껴야 할 함장실로 장소가 바뀌었지만 한경재의 위치는 그대로였다. 제멋대로인 미국 대통령과 그 행동에 화가 나는 북한 위원장 사이에 낀 것이다.

답답한 잠수함 안이지만 그래서 나오는 이야기들은 ‘강철비2’에 웃음 코드를 더한다. 참모도, 통역도 없는 좁은 공간에선 그간 감춰졌던 정상들의 인간적인 모습이 보여진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정상회담이 아닐까 싶을 만큼 블랙코미디에 버금가는 솔직한 대화들이 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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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장실 안에 갇힌 남북미 세 정상의 모습도 ‘강철비2’의 재미있는 볼 거리다./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동해 아래서 벌어지는 ‘잠수함전’도 눈을 즐겁게 한다. 한일 영토 분쟁이 걸린 독도 앞바다를 장소로 선택한 것도 흥미롭다. 태풍이 몰아쳐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바다 위와는 달리 잠수함이 숨은 심해는 고요하다. 그러나 언제 어디서 어뢰가 발사될지 모르는 긴장감을 안고 있다. 언제 어떤 도발이 있을지 모르는 한반도의 현실을 반영한 설정이다.

후반부로 갈수록 꽉 닫힌 엔딩이 다가온다. 상상만 해 오던 순간들이 스크린 안에 담기며 묘한 기분을 선사한다. 그러면서도 분단 국가에서 살아가는 국민들에게 물음을 던진다.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한 번쯤은 생각해볼만한 묵직한 직구다.

배우들의 열연도 좋다. 전편에서 북한 1호를 연기했던 정우성은 현실감 없는(?) 대한민국 정상으로 변모했다. 양우석 감독은 인물들의 진영을 바꾸며 한반도가 처한 현실을 더 적나라하게 그려낸다. 유연석은 우리가 알고 있는 북한 위원장의 겉모습은 아니지만, 납득이 가는 캐릭터를 완성했다. 앵거스 맥페이든은 실제 미국 대통령을 그대로 데려온 듯 완벽히 모사한다. 북한 핵잠수함 부함장 역을 맡은 신정근의 연기는 극이 진행될수록 더욱 깊은 감동을 준다.

29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은 131분이며 쿠키 영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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