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족쇄 풀린 이재명 대선가도 탄력 이낙연 지지율 턱밑 추격 민주, 대선 100일전 후보 선출 검토 "준비기간 여유"…당내 파장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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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29일 오후 경북 구미시 금전동 철강·소재 생산업체인 주식회사 아주스틸을 방문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연합
여권의 유력 대선 주자로 꼽히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0일 단독 회동한다. 정치권에서는 이 의원과 이 지사의 범여권 대선주자 경쟁이 조기 점화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법 족쇄가 풀린 이 지사가 본격적으로 가치 대권 도전 의지를 드러내면서 여권의 대권 경쟁이 출렁이고 있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두 사람의 회동은 이 의원 측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이들은 접견실에서 모두발언을 마친 뒤 이 지사의 집무실에서 비공개로 면담할 계획이다. 두 사람의 만남은 이 지사가 대법원 판결 이후 이 의원 지지율을 턱밑까지 추격하면서 이뤄지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지난 24일부터 이틀간 실시한 차기 대권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이 의원의 지지율은 28.4%, 이 지사는 21.2%로 집계됐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 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두 사람의 지지율이 나란히 20%대를 기록하면서 그간 안정적으로 유지돼던 이 의원의 대세론을 흔들리며 양강 구도로 재편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이 지사(17.1%)는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에서 이 의원(13.6%)을 앞섰다. 대선에서 무당층 표심이 캐스팅보트를 해온 점을 감안하면 이 지사의 지지율이 단순한 상승을 넘어 차기 대선주자 구도 자체를 바꿀 것이란 일각의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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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 상황실에서 열린 의료기관 수술실 CCTV 의무 설치 관련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자의 말을 경청하고 있다./연합
◇‘엄중 낙연’vs ‘사이다 재명’…나란히 20%대 지지율 기록하며 대선 경쟁
두 사람의 캐릭터도 확연히 다르다. 이를 염두에 둔 듯 이 지사는 자신을 흙수저로, 이 의원을 엘리트로 표현하면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 의원은 ‘엄중 낙연’이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꼼꼼하고 현안마다 말을 아끼는 스타일이다. 반면 이 지사는 견해가 갈리는 각종 정치적 의제에 선명성 높은 ‘사이다 발언’으로 지지층에 인기를 얻고 있다.
무죄 취지의 원심 파기 판결을 받으며 기사회생한 이 지사는 최근 그린벨트 보존이나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 무공천 등을 언급하고 있다. 이는 차기 대권 주자로서 존재감을 끌어올리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 지사는 지난 28일 19대 대선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데 대해 “내가 좀 싸가지가 없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 지사는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문 대통령 열성 지지층과 갈등을 겪었다.
이 지사는 “어느 날 지지율이 올라가니까 ‘혹시 되는 것 아닐까’ 뽕(필로폰)이라고 그러죠”라면서 “잠깐 해까닥 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럴 필요가 없었다”고 자세를 낮췄다. 이 지사는 “분명한 것은 문재인정부가 성공해야 민주당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고 나도 활동할 공간이 생긴다”면서 대권 도전을 시사했다.
민주당 내에서 대선 후보 선출 시기를 선거 전 100일로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향방도 주목된다. 아이디어 차원에서 거론되고 있지만 실제 논의가 본격화할 경우 당내 대권주자들에게 미칠 파장이 적잖다. 이 경우 당 대표 경선에 도전한 이 의원이 7개월 당 대표 논란에서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 도지사 잔여 임기가 많이 남은 이 지사도 대선 준비를 수월하게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