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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주식·부동산에 빚내서 투자하는 이유는?

[취재뒷담화] 주식·부동산에 빚내서 투자하는 이유는?

기사승인 2020. 08.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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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자 못한 게 두고두고 후회된다. 주식 투자가 마지막 남은 ‘사다리’라 생각하고 올인하고 있다.”

요즘 각종 모임에서의 화두는 단연 부동산과 주식 투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높아진 부동산 가격에 허탈해 하며 투자하고 있는 주식에 대해 얘기하곤 합니다.

이런 사람들이 제 주변에만 있는 게 아니었나 봅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지난달 투자자 예탁금은 47조7863억1000만원에 달합니다. 주식을 사려고 증권계좌에 대기시켜놓은 자금이 48조원 가까이 되는 것이죠. 6월에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더니 7월에도 이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올해 1~2월에만 해도 30조원 안팎이었던 투자자 예탁금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급증했습니다.

부동산 시장도 정부 기대와 달리 여전히 과열된 모습입니다. 지난 6월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작년 말보다 40조6000억원 늘어났습니다. 이 중에 주택담보대출은 32조2000억원이나 됩니다. 부동산 때문에 받는 대출이 은행권 전체 가계대출의 80%에 육박합니다.

이렇게 주식·부동산에 투자하는 돈이 다 어디서 왔을까요. 금융권에선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려고 뿌린 유동성이 실물경제보단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어떻게든 코로나19발 경기 침체를 막고 기업들이 도산하지 않도록 정부는 재정을 투입하고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연 0.5%까지 내리는 등 통화완화 정책을 펼쳤는데, 아이러니하게도 투자자들 사이에선 “저금리 기회 놓치지 말고 빚내서 투자하자”는 기조가 만들어지고 있는 거죠.

반면 정부가 활성화되길 고대하던 소비는 아직 잠잠한 상황입니다. 2분기 기준 민간소비는 1분기보다 1.4%가량 증가했습니다. 이마저도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영향 때문이고, 이를 제외한 소비 규모를 지난해와 비교하면 -4.1% 하락한 수준입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이 같은 투자거품과 소비 회복세 사이 ‘기울어진 저울추’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는 게 우선이지만, 피할 수 없다면 하루 빨리 소비를 효과적으로 진작시킬 수 있는 정책이 나와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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