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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집권 문열렸다’ 벨라루스 대통령, 득표율 80%로 6연임 성공

‘30년 집권 문열렸다’ 벨라루스 대통령, 득표율 80%로 6연임 성공

기사승인 2020. 08. 10.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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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arus Election <YONHAP NO-2252> (AP)
9일(현지시간)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이날 치러진 대선투표 결과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현 벨라루스 대통령은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이 확실시되며 6연임에 성공했다./사진=AP 연합
옛 소련에서 독립한 동유럽 국가 벨라루스의 대선에서 26년간 통치를 이어오고 있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현 대통령이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이 확실시됐다. 이로써 루카셴코 대통령은 6연임을 성공하며 30년 집권의 길이 열렸다. 벨라루스 도심에서는 루카셴코 대통령의 독재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들고 일어나며 시위 진압 경찰과 충돌이 빚어졌다.

CNN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실시된 대선 투표 출구조사에서 루카셴코 대통령이 79.7%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이 확정됐다. 야권 후보인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의 득표율은 6.8%에 그쳤다.

이날 투표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전국 5700여 개 투표소에서 진행됐으며 루카셴코 대통령과 티하놉스카야 후보를 포함해 총 5명이 출마했다. 다른 3명의 후보는 0.9~2.3%의 저조한 득표율을 기록했다.

투표율은 79%로 잠정 집계됐다. 등록 유권자 50% 이상이 투표한 선거에서 과반 득표에 성공한 후보가 당선되는 벨라루스 선거법에 따라 루카셴코 대통령은 5년 임기의 집권을 또다시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야권 후보인 티하놉스카야는 대선 출마를 준비했던 반체제 성향의 유명 블로거 세르게이 티하놉스키의 부인이다. 그는 티하놉스키가 사회 질서 교란 혐의로 지난 5월 당국에 체포되자 대신 출마하며 루카셴코 대통령의 최대 경쟁자로 꼽혔지만,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루카셴코 대통령은 1994년 처음 대통령직에 당선됐다. 그는 이후 26년간 벨라루스의 경제 성장을 이끌고 정치를 안정화시키는 등 대통령 중심의 권위주의적 통치를 이어갔다. 지난 2015년 대선에서도 83.5%라는 높은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장기집권을 통해 야권을 탄압하고 민주화를 저해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티하놉스카야는 이날 “나는 내 눈을 믿는다. 대다수는 우리를 지지하고 있다”며 선거 결과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야권은 루카셴코 대통령이 선거 전부터 유력한 야권 후보들의 후보 등록을 방해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유로 선거 감시활동을 제한했다며 반발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 2011년 선거부정과 야권 탄압을 이유로 유럽연합(EU)과 미국으로부터 제재를 받기도 했다.

이날 수도 민스크와 일부 도시에서는 대선 결과에 항의하는 시민 수천 명이 모여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루카셴코 정권의 부실한 코로나19 대응과 경제난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고, ‘떠나라!’고 외치며 독재체제를 규탄했다. 진압 경찰은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고무탄과 물 대포를 발사했다. 일부 시위대는 경찰에 연행됐으며 부상자도 다수 속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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