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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여성 인재육성” 강조에도… 韓 삼성전자 ‘유리천장’ 견고

이재용 “여성 인재육성” 강조에도… 韓 삼성전자 ‘유리천장’ 견고

기사승인 2020. 08.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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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본사 여성 인력 비중 24% 머물러
매년 하락세…10년 동안 10%P 하락
여성임원 비중 5.2%…글로벌 평균 밑돌아
이 부회장 여성인재 육성 의지와 '엇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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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대 40’ 이는 삼성전자 한국본사와 글로벌 내 여성 인력 비중이다. 같은 삼성전자 내에서도 여성 인재 육성에 대한 인식 차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삼성이 국내 대기업 최초로 여성인력 공채를 도입하고,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유능한 여성인재가 차세대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자”고 강조한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여성 인력 채용에 최고경영자(CEO)들의 결단이 더욱 필요한 셈이다.

삼성전자 한국본사의 여성 인력 비중이 중동 지역을 제외하고 글로벌 삼성전자 내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확인됐다. 특히 여성 임원 비중도 국내외 법인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이 여성 인재 육성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왔지만, 정작 삼성전자 한국본사에서는 ‘유리천장’이 상대적으로 견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삼성전자가 펴낸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20’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삼성전자 한국본사 임직원 가운데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24.9%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외 법인을 모두 합한 글로벌 삼성전자의 여성 임직원 비중인 40.2%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눈여겨 볼 대목은 삼성전자 한국본사의 여성인력 고용률은 갈수록 하락하는 추세다. 전체 인력 중 여성 임직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0년에는 33%에 달했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낮아지면서 약 10년 만에 10%포인트 가까이 하락한 셈이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북미·중남미, 유럽, 동남아·서남아·일본, 아프리카, 중동 등 7개 권역 중에서 한국본사보다 여성인력 비중이 낮은 지역은 중동(14.0%)이 유일했다. 동남아·서남아·일본 지역이 56.3%로 가장 높았고, 아프리카가 37.7%, 유럽 등 나머지 권역들이 35%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본사의 여성인력 비중이 유독 낮은 것은 제조보다 연구개발이 중심이 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역별 인력 구성을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렵지만, 대체로 동남아 등 해외 생산공장이 있는 지역의 경우 제조에 투입되는 여성인력이 많아 상대적으로 한국본사의 여성 임직원 비중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본사의 여성 임원 비중도 글로벌 삼성전자 평균을 밑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사외이사를 포함한 삼성전자 한국본사 임원 1065명 가운데 여성 임원은 55명으로 전체의 5.16% 수준이었다. 이는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삼성전자의 여성 임원 비중(6.53%)보다도 낮은 것이어서 한국본사의 ‘유리천장’이 상대적으로 두껍다는 방증인 셈이다. 국내 20대그룹 중에서 지난해 삼성전자의 여성 임원 수는 55명으로 가장 많지만, 여성 임원 비중은 CJ제일제당(17.3%), 신세계(15.8%), 롯데쇼핑(9.3%)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는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이 여성 인재 등용을 강조하고 있는 것과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회장은 지난 2011년 여성임원들과 가진 오찬에서 “앞으로는 여성이 최고경영자(CEO)가 될 수 있어야 한다. 경쟁에서 질 이유가 없다”고 했으며, 이 부회장도 지난 6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찾아 ‘워킹맘’ 여성 임직원과 간담회를 갖고 “유능한 여성인재가 차세대 리더로 성장하고 롤모델이 될 수 있는 조직문화 만들어가자”고 강조한 바 있다.

이재용 워킹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뒷줄 가운데)이 지난 6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일과 육아를 병행하고 있는 여성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고충을 경청하고 있다. /제공=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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