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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 회장, 실적 악화에 고강도 인적 쇄신 단행

신동빈 롯데 회장, 실적 악화에 고강도 인적 쇄신 단행

기사승인 2020. 08.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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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악화에 고강도 책임 인사
후임에 이동우 하이마트 대표
송용덕 부회장 유임, 3인 체제
지주 내부 조직 개편도 단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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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최근 롯데 계열사들의 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 신 회장은 13일 이사회를 열고 그간 유례없던 인사를 단행했는데, 이번 인사는 작년 12월 이뤄진 정기 임원 인사 이후 겨우 8개월만에 실시된 것이다. 특히 그동안 신 회장의 ‘오른팔’로 불리던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자리에 물러난 점을 미뤄 이번 인사가 얼마나 강도 높은 쇄신을 위한 것임을 짐작케 한다. 황 부회장은 신 회장이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부재 상황에 있을 때 그룹을 안정화시키며 그의 빈자리를 지켰던 인물이다. 故신격호 전 롯데지주 회장이 아들인 신 회장이 롯데케미칼에 입사할 당시, ‘아들을 잘 보좌해달라’며 직접 황 부회장을 그의 직속으로 했던 것으로도 전해진다. 황 부회장이 ‘아버지 세대’의 사람이었던 만큼, 이번 인사는 신 회장이 직접 자신을 보좌해 그룹을 함께 이끌 수 있는 젊은 인물을 꼽은 세대교체의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약 30년간 신 회장의 측근에 있던 오른팔을 떼어내게 된 배경은 고강도 조직 쇄신을 하기 위해서다.

특히 올해 롯데는 주력 사업인 유통과 케미칼에서 실적 악화를 겪어왔다. 그룹내 캐시카우로 통하던 롯데케미칼이 전년대비 영업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코로나19 여파로 롯데쇼핑 또한 2000억원이 넘는 당기순손실을 냈다. 신 회장 입장으로선 롯데의 수익성 강화를 위해선 변동성이 큰 유통업과 화학업에 쏠려있는 사업군에 대한 체질 개선도 시급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재계 5위인 롯데그룹이 현재 차기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을 만한 사업이 없다는 점이다. 이에 이번 인적 쇄신을 통한 대대적 변화를 통해 향후 롯데그룹의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나선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날 롯데지주는 이사회를 열고 롯데지주 신임 대표이사로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를 내정한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1960년생으로 신일고, 건국대 경영학과를 졸업해 1986년 롯데백화점에 입사한 후 2007년 잠실점장, 경영지원부문장을 맡은 바 있다. 이후 2012년 롯데월드 대표, 2015년 롯데하이마트 대표로 선임돼 하이마트 매출 성장세를 이끌어왔다. 롯데그룹이 하이마트를 인수할 2012년만에도 온라인 매출이 없었는데 이 대표 취임 이후 온라인 쇼핑 채널에 꾸준히 투자하며 온라인 매출을 올려왔다는 평가다.

황 부회장과 나란히 자리를 지키던 송용덕 부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유임됐다. 기존에는 신 회장과 함께 부회장 2인이 끌던 체제였다면 앞으로는 신 회장과 송 부회장, 이 대표이사가 3인 체제로 그룹을 이끌게 됐다.

이날 롯데지주는 내부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롯데지주의 경영전략실은 ‘경영혁신실’로 개편됐으며, 그룹의 미래 먹거리가 될 신사업 발굴과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 전략 등을 모색하는 데 집중해 나갈 예정이다.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장으로는 롯데렌탈 대표이사 이훈기 전무가 내정됐다. 이 전무는 전략과 기획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롯데케미칼 타이탄 대표이사, 롯데렌탈 경영기획본부장을 역임했으며 2019년부터 롯데렌탈 대표이사로 보임하며 지속적인 성장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현재 경영전략실장인 윤종민 사장은 롯데인재개발원장으로 이동해 그룹의 인재 육성에 전념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는 30년간 신 회장의 오른팔로 불린 황 부회장의 용퇴가 눈에 띈다. 롯데그룹은 그룹내 성장을 이끌어왔던 황 부회장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 경영 일선에서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황 부회장은 롯데지주 이사회 의장으로 역할은 계속 수행한다.

이번 인사는 작년 12월 이후 8개월만에 이뤄진 인사다. 특히 지난해 인사에서 롯데그룹은 600명 임원 중 계열사 대표를 비롯해 200여명을 교체하는 대규모 인적 쇄신을 단행했는데, 이후에도 실적 악화가 계속되자 더욱 강도높은 인사를 실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신 회장은 하반기 수익 강화와 함께 변동성이 큰 유통과 쇼핑, 화학업의 체질 개선을 계속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을 통해 다른 기업들처럼 새로운 신수종 사업 발굴에도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올 초부터 롯데그룹은 적자에 빠진 롯데쇼핑에 대한 구조조정과 점포 정리를 계속해왔다. 특히 신 회장은 코로나19 여파와 관련한 대책 마련을 위해 전문가들로부터 의견을 들은 책을 내는 등 그룹의 위기 타파를 위해 힘써왔다. 하지만 실적 개선이 쉽지 않고 올 해 계획한 호텔롯데의 상장이 미뤄지면서 해결책 마련에 계속 골머리를 앓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코로나19로 이어진 비상경영체제에도 그룹내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이번 고강도 인사를 통해 롯데의 혁신을 이끌 것이란 전망이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코로나 장기화로 경영환경이 어려워지고, 위기 상황이 계속되면서 그룹의 생존과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이번 인사를 단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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