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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미 민주당, 대선 앞두고 우편투표 대립 점입가경

트럼프-미 민주당, 대선 앞두고 우편투표 대립 점입가경

기사승인 2020. 08. 17.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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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우편투표-부정투표' "조작 쉽고, 개표 수개월 걸려"
트럼프 측근 연방우체국장, 우편물 분류기·우체통 체거 추진하다 중단
민주당, 우체국장 참석 청문회 긴급 소집
Election 2020 Washington Mail Voting
미국 민주당은 대선에서 우편투표가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점검하기 위해 오는 24일 루이 드조이 연방우체국 국장 등에 대한 청문회를 소집할 것이라고 1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 5일 워싱턴주 렌턴의 킹카운티의 우체국 내 선반에 우편투표 용지가 분류돼 있는 모습./사진=렌턴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이 11월 3일(현지시간) 미 대선을 앞두고 우편투표 문제를 놓고 대립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투표=부정선거’ 프레임으로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방우체국(USPS)은 우편투표의 원활한 진행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조치 시행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미 민주당은 대선에서 우편투표가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점검하기 위해 오는 24일 루이 드조이 연방우체국 국장 등에 대한 청문회를 소집할 것이라고 16일 발표했다.

휴회 중인 하원의 다음 회기는 다음 달 14일이었지만 민주당이 공화당 전국위원회 위원장 출신인 드조이 국장이 우편 시스템에 장애를 초래하는 조치를 해 대선에 큰 혼란을 가할 수 있다고 우려해 청문회를 개최한 것이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캐롤린 멜로니 하원 감독·개혁위원회 위원장·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게리 피터스 민주당 상원의원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우체국장과 우체국 최고 지도자들은 왜 그들이 선거 수개월 전에 수백만명의 목소리를 침묵시키려고 위협하는 이러한 위험한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는지에 대해 의회와 미국민들에게 대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물류업체 뉴브리드로지스틱스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자 오랜 공화당 기부자인 드조이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교감 속에 우편투표를 지연시킬 수 있는 일련의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우편투표가 조작 가능성이 있고, 개표 작업에만 수개월이 걸린다고 주장하며 추가 확대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또 최근에는 민주당이 경기부양책의 일부로 제안한 우체국에 대한 예산 지원안을 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우편투표가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연방우체국은 46개주와 워싱턴 D.C.에 보낸 서한에서 대선에서 우편투표가 개표 시간 내에 도착하는 것을 보장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 14일 전했다.

드조이 국장은 6월 임명된 후 비용 절감을 이유로 정시 우편물 배달을 위한 시간 외 근무를 제한했다. 이에 따라 미 전역의 지방들은 우편물 도착이 최대 1주일 지연되고, 처방약·사회보장 수표 및 고지서 등 중요한 우편물의 도착이 늦어지는 등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아울러 연방우체국은 전국 671대의 고속 우편물 분류기를 없애고, 캘리포니아·뉴욕·펜실베이니아·오리건·몬태나주 일부 지역에서 공중 우체통들을 철거하는 조치를 시행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비판의 목소리가 강해지자 연방우체국은 14일 우체통 철거를 대선 때까지 유예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아울러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이날 CNN방송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인터뷰에서 고속 우편물 분류기 제거를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속 우편물 분류기는 시간당 2140만개의 우편물을 처리할 수 있어 제거할 경우 우편투표의 원활한 진행에 중대한 지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 자체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으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확대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에도 5개주가 전면적으로 우편투표를 실시했으며 팬데믹 이후 4개주가 우편투표 실시 계획을 발표해 트럼프 캠프를 긴장케 하고 있다.

메도스 비서실장은 “변명할 여지 없는 부재자 투표의 관점에서 보면 대통령은 누군가가 우편으로 투표하는 것을 문제시하지 않는다”면서도 “그가 반대하는 것은 ‘보편적 우편투표’”라고 말했다.

‘보편적 우편투표’는 요청하지 않아도 모든 등록 유권자에게 투표용지를 보내는 것이다.

메도스 실장은 유권자 명단이 정확하지 않으며 투표용지가 예전 주소나 이미 숨진 사람의 집으로 보내질 수도 있다면서 “우리는 11월 3일 투표 결과를 알 수 없고 몇달 동안 결과를 모를 수도 있다”며 “그것은 재앙”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자신 소유의 골프 리조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가진 가장 큰 위험은 우편투표”라며 “그것은 ‘보편적인 우편투표’라고 불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러시아든 중국이든 이란이든, 북한이든, 많은 다른 나라든 간에 그들이 투표용지를 위조해 보내는 것이 훨씬 더 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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