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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대유행 초기 단계…황금연휴 기간 745명 확진

코로나 대유행 초기 단계…황금연휴 기간 745명 확진

기사승인 2020. 08. 17.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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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103명→15일 166명→16일 279명→17일 197명
정부, 전광훈 목사 고발<YONHAP NO-1548>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사진 = 연합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도권 교회를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 중인 가운데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가 17일 총 319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아직 교인 4000여명 가운데 절반 정도만 검사를 마친 상황이라 확진자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이 가운데 이날 이 교회의 전광훈 목사도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현 상황에 대해 ‘대유행 초기 단계’라는 진단을 내리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정부는 ‘코로나는 방심하는 순간 순식간에 확산할 수 있다’고 늘 경고해 왔다. 하지만 정작 정부가 코로나19 장기화에 지친 국민에 위로를 한다는 명분으로 만든 사흘의 황금연휴가 되레 코로나19 확산의 기폭제가 되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4일부터 이날까지 나흘간 보고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총 745명이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를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이 확산일로다. 지난 12일 이 교회를 다니는 교인 한 명이 최초 확진된 이후 이날까지 총 31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중 서울 지역 확진자만 209명이다. 총 확진자 수 319명은 현재까지 가장 큰 집단감염으로 꼽히는 신천지 관련(5214명)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지만 지난 5월 서울 등 수도권을 공포에 떨게 했던 이태원 클럽 관련 집단감염(277명)은 벌써 넘어선 상황이다.

게다가 이번 집단감염은 신천지나 이태원 클럽보다 더 위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신천지나 이태원은 하나의 명확한 감염원이 존재했지만 이번 대유행의 경우 사랑제일교회를 중심으로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대구·경북이나 이태원, 쿠팡 같은 경우 숫자는 많지만 단일 감염원에 대한 추적조사를 진행했던 상황”이라면서 “최근 수도권은 6개월 동안 누적됐던 무증상 ·경증 감염자가 산발적으로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생기고 있고,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미분류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좀 더 위험도가 높아졌다”고 우려했다.

전파 속도도 빨라 지역사회 내 2차 감염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교회 외 추가 노출 장소만도 콜센터, 방문요양센터, 요양병원, 어린이집, 학원 등으로 다양하다. 정 본부장은 “워낙 노출자가 많고 굉장히 많은 장소에서 2차 노출이 일어나 전수검사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확인이 늦어질 경우 2차·3차 노출을 통해 추가 전파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검사와 자가격리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담임목사도 이날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 앞서 전 목사는 자가격리 통보를 받고도 지난 15일 광복절 집회에 참가했다. 방역당국은 “전 목사는 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지난 15일 서울 광복절 집회에서 접촉한 사람들도 신속히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직 전 목사가 구체적으로 언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가운데 등록 교인 수 56만명으로 세계 최대 개신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특히 상당수가 비말 확산이 일어나기 쉬운 여건에 있는 성가대원인 것으로 확인돼 확산 우려도 더욱 커지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여의도순복음교회 교인들과 그 가족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확진된 인원은 10명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최근 나흘간 세자릿수를 넘어섰다. 지난 14일 신규 환자는 103명으로 지난 7월25일(113명) 이후 약 3주 만에 처음으로 100명을 넘어선 데 이어 15일 166명, 16일 279명, 이날 197명을 기록했다. 상황이 심상치 않자 정부는 지난 15일 거리두기 2단계 상향에 이어 3단계 상향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수도권 집단감염 확산 속도가 빠른만큼 선제적인 조치를 취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1총괄조정관은 “3단계 격상 요건이 충족되면 충분히 검토하고 논의해 최대한 신속하고 결단력있게 결정토록 할 방침”이라면서 “이번 주 이전이라도 상황이 악화하면 거리두기 2단계 내에서도 유보했던 조치를 우선 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6일 “대규모 집단 감염원이 되고 있는 일부 교회의 상황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정부는 강제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매우 단호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해 나가지 않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수도권의 치료 병상을 확보하는 일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이 상태가 1~2일만 더 지속되면 감염된 분도 병원의 문턱을 넘어가지 못하고 자택에서 대기하셔야 되는 상황이다”며 “다음주부터는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지 못해 돌아가시는 분이 생기기 시작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대구·경북 때보다 더 위험한 상황”이라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전국 2단계 수도권 3단계로 빨리 올려야 2주 후에 그나마 나은 상황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97명으로 국내 총 누적확진자 수는 1만5515명으로 늘었다. 신규 확진자 중 지역발생이 188명, 해외유입이 9명이다. 지역발생 188명은 서울 89명, 경기 67명 등 두 지역에서만 156명이 나왔다. 그 외에는 부산·인천·광주 각 7명, 충남 3명, 대전·충북 각 2명, 대구·강원·전북·경북 각 1명 씩이다. 해외유입 확진자 9명 중 2명은 검역 과정에서 발견됐다. 나머지 7명은 경기(3명), 서울·충북·충남·경북(각 1명)지역 거주지나 임시생활시설에서 자가격리하던 중 양성 판정을 받았다. 완치 판정을 받고 격리 해제된 환자는 7명으로 총 1만3917명이 격리 해제됐다.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아 누적 305명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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