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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 한미워킹그룹 논란 선긋기...이인영 ‘남북 구상’ 진통 예상

미국 국무부 한미워킹그룹 논란 선긋기...이인영 ‘남북 구상’ 진통 예상

기사승인 2020. 08. 19.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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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그룹 남북관계 장애 발언, 미국 인식과 충돌"
미국 전문가들, '워킹그룹 재조정'에 부정적 견해
한국정부 일각, 실효성 인정 분위기 있어 '고민'
이인영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18일 정부서울청사 장관실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대북정책에 있어 한미워킹그룹의 기능 조정 필요성을 강조하며, 남북 간 추진할 수 있는 협력 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한·미 조율이 주목된다.

이 장관은 취임 이후 줄곧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필요하다면 한미워킹그룹 협의를 거치지 않고, 인도적 차원의 지원이나 협력 사업 등은 독자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다만 북한이 남측 제의에 호응하지 않는 상황에서 동맹국인 한·미 간 이견의 골만 깊어지면 대북 정책에 있어서도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통일부에 따르면 이 장관은 전날(18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한미워킹그룹이 남북 관계를 제약하는 기제로 작동했다는 비판적 견해가 있다”며 “워킹그룹은 그 운영과 기능을 재조정, 재편하면서 남북 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정책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역할을 명확히 하고 지향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해리스 대사는 “미국은 한미워킹그룹을 통해 남북 협력 방안을 찾는 것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이수혁 주미 대사도 말한 바와 같이 워킹그룹은 효율적인 메커니즘”이라며 다소 견해차를 드러냈다.

대북 제재를 강화하는 미국과 남북 간 협력을 통해 한반도 문제의 돌파구를 찾으려는 한·미 간에 자칫 균열과 엇박자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18일(현지 시간) “미국과 한국은 외교적인 노력, 대북 제재 이행과 실행, 남북 간 협력에 대해 정기적으로 조율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입장은 한미워킹그룹의 기능을 조정하려는 한국 정부에 우회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전문가 집단에서도 워킹그룹 재조정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감지됐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워킹그룹이 장애가 돼왔다는 이 장관의 발언은, 워킹그룹이 경솔한 행보에 대해 가치있는 점검을 제공한다는 미국의 인식과 충돌한다”며 “북한을 다루는 데 있어 미국과 한국의 의견이 항상 같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워킹그룹은 더욱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정부 일각에서도 한미워킹그룹에 대한 실효성을 일단 인정하는 분위기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워킹그룹에 대해 국내에서 우려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외교부와 미국은 워킹그룹이 상당히 유용하게 작동해왔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도 최근 기록적인 폭우로 수해를 겪고도 남측이나 유엔의 지원을 거부하고 있어, 이 장관의 ‘작은 교역’을 통한 남북 교류협력 물꼬 구상은 실현까지 상당한 진통과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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