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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통합당 사죄… 용서와 화합의 출발점 되길

[사설] 통합당 사죄… 용서와 화합의 출발점 되길

기사승인 2020. 08. 20.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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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광주 국립 5.18 민주 묘지를 찾아 무릎 꿇고 울먹이며 사과했다. 김 위원장은 “부끄럽고 또 부끄럽다.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며 “벌써 100번 사과하고 반성했어야 마땅한데, 이제야 그 첫걸음을 뗐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사죄는 1980년대 신군부의 광주 민주화운동 유혈진압에 대해 당 차원에서 용서를 구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반응이 크게 엇갈렸다. 이원욱 의원은 “실천 없는 무릎 꿇기는 쇼에 불과하다”고 했고, 정청래 의원은 “이제 와서 새삼 무슨 신파극이냐”고 혹평했다. 이와 달리 김부겸 당 대표 후보는 “역사의 진전”이라며 “과거 정치인들이 못 했던 부분을 김 위원장이 했기에 그 자체로 평가를 해줘야 한다”고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통합당 수뇌부가 광주를 찾고, 김 위원장이 무릎 꿇고 눈물을 흘린 것은 상처받고, 고통받은 광주의 영혼을 위로하고 사죄하는 뜻에서다. 충격적 행보에 놀라는 사람도 많았다. 이를 “신파극”이니 “쇼”니 하면서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 이번 방문을 출발점으로 서로 용서하고 화합한다면 눈물의 사죄는 과소평가되지 않을 것이다. 순수한 마음으로 보면 좋겠다.

신군부가 일을 만들었다면 김 위원장의 눈물은 일을 수습하고 매듭 짓는 계기라고 봐야 한다. 다행히 통합당이 예산·법안 등을 통해 친(親)호남정책을 추진키로 했는데 5.18 유공자에게 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광주광역시청과 전남북도청을 통해 원하는 사업도 취합하고 있다고 한다. 호남을 끌어안고 함께 가겠다는 의지로 평가를 받을 만하다.

김 위원장이 사과할 때 환영한 시민도 있고, 소리 친 시민도 있다. 아픔을 끝내고 화합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광주 민주화운동은 시간이 오래되고, 당사자의 상처가 큰 데다 사람에 따라 생각이 다른 경우가 있어 한 순간에 아픔이 치유되기는 어렵다. 따라서 통합당 행보가 광주의 아픔을 화합으로 승화시키는 실질적 계기가 되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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